재경일보

현대모비스, 파업 재돌입…'노란봉투법'이 미래 발목 잡나

심명섭 기자

미래 모빌리티 혁신에 박차를 가하던 현대모비스가 정작 발등의 불, 자회사 유니투스 노조의 무기한 파업이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히며 현대차·기아 생산 라인까지 멈춰 세울 위기에 처했다.

현대모비스의 램프 생산 자회사인 유니투스 김천 공장 노조(전국금속노조 김천 현대모비스지회)는 전면 파업 철회 하루 만인 5월 12일, 무기한 전면 파업에 재돌입했다. 지난 4월 27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던 노조는 5월 11일 작업에 복귀하며 일말의 기대감을 키웠으나, 사측과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다시 회귀했다. 현재 5월 13일에도 파업은 지속되고 있으며, 현대차·기아는 핵심 부품인 램프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은 유니투스 김천 공장 매각이다. 현대모비스는 프랑스 OP모빌리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올해 상반기 중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유니투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근로 조건, 특히 ‘인수자와 지속 협의한다’는 모호한 문구와 연령별 차등 지급되는 ‘뉴스타트 격려금’ 5000만원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만 56세 이상에게는 차등 지급되고 만 60세에게는 0%가 지급되는 위로금 지급 방식이 사실상 해고 수순을 밟는 것이라 주장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유니투스 파업은 지난 3월 10일 시행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의 거대한 후폭풍 속에서 벌어지고 있어 그 파장이 더욱 주목된다. '노란봉투법' 시행 후 한 달간(3월 10일~4월 9일) 무려 1011개 하청 노조가 372개 원청 사업장에 교섭을 요구하는 등, 하청 노조의 목소리가 전례 없이 커지고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 전체의 노무 리스크로 번지고 있으며, 지난 4월 22일 전국금속노조가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하는 등 하반기 7월 예고된 현대차 총파업에 대한 우려도 증폭시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노무 리스크 대응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준영 사장(정책개발담당)과 정상빈 부사장(현대모비스 노사정책담당) 등 핵심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노무 역량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그룹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미래 모빌리티 혁신 노력과 대조적인 현재 상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SW 인재 270명 양성 및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추진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해왔지만, 정작 발밑의 자회사 노사 갈등이라는 암초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이는 1분기 엔진밸브 제조사 안전공업 화재에 이은 또 다른 공급망 비상으로, 완성차 생산 라인에 연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니투스 파업 장기화는 현대차·기아의 생산 차질 심화는 물론, OP모빌리티의 유니투스 김천 공장 인수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나아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거세진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한국 산업 전반의 노사 갈등을 장기화하고 상시화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차그룹 차원의 노무 대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기업의 갈등을 넘어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인 완성차 공급망 전체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이번 사태는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안정적인 생산 환경 구축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 모색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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