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트럼프-시진핑, 300억 달러 규모 관세 인하 논의

장선희 기자

미국과 중국이 비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제한적 관세 인하를 추진하며 새로운 ‘관리형 무역 체제(Managed Trade)’ 구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국가안보와 직결되지 않는 일부 품목에 대해 약 300억 달러(약 44조 7300억원) 규모의 교역 장벽 완화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중 갈등 장기화 속에서도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적 절충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관리형 무역’ 부상

미국과 중국은 이번 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무역 협력 틀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국가안보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품목에 한해 관세를 일부 완화하고 교역을 확대하는 이른바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 구상이다.

이 개념은 지난 3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처음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합의 과제로 떠올랐다.

▲ “중국 체제 변화 요구 안 한다”…미국 전략 변화

이번 협상의 가장 큰 변화는 미국이 더 이상 중국의 국가주도형 경제 시스템 개혁을 전면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은 중국에 시장 중심 경제 체제로의 전환과 산업보조금 축소 등을 압박해왔지만, 이번에는 현실적 접근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리어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이 경제를 운영하는 방식을 바꾸게 하려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양국 경제 시스템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한 상태에서 무역 균형을 최적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서로 다른 전기 규격을 연결하는 ‘어댑터(adapter)’에 비유하며 양국 경제의 공존 가능성을 강조했다.

▲ 300억 달러 규모 관세 완화 논의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국은 각각 약 3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대해 관세와 무역 장벽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품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에너지·농산물·소비재 등이 우선 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양측이 300억~500억 달러 규모의 비민감 품목 바스켓을 중심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전체 미·중 무역 규모에 비하면 제한적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에너지·농산물 교역 확대 가능성

미국은 특히 중국에 대한 에너지 및 농산물 수출 확대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중국은 미국산 원유에 10%, 액화천연가스(LNG)에 15%, 석탄에 15%, 쇠고기에는 최대 5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미국 역시 중국산 TV와 블루투스 이어폰, 신발, 전자제품 등 다양한 소비재에 7.5% 이상의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이 일부 품목에 대해 관세를 완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물가 부담 완화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시진핑
[AP/연합뉴스 제공]

▲ 미·중 교역 규모 급감…갈등 장기화 후폭풍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미·중 상품 교역 규모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50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역시 32% 가까이 줄어든 2,020억 달러로 집계돼 약 2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양국 간 관세전쟁과 공급망 재편, 첨단기술 수출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관리형 무역 체제 논의 역시 완전한 관계 정상화보다는 갈등 관리와 충돌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투자 협력은 여전히 신중론 우세

양국은 무역 문제와 함께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라는 새로운 투자 협력 채널 구축 가능성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부에서는 중국 자본의 전략 산업 진출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히 강하다.

미국 자동차·철강·기술 업계와 의회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의 미국 자동차 산업 투자 확대가 제조업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분야 협력은 무역 부문보다 훨씬 제한적이고 신중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럼프-시진핑, 300억 달러 규모 관세 인하 논의 : 글로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