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미·중 정상회담 개막…무역 진전 속 전략 현안 충돌

장선희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목요일 베이징에서 이틀간의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했다.

시 주석은 회담 시작과 함께 양국 간 무역 협상의 긍정적인 진전을 높이 평가했으며, 이번 회담에서는 무역 외에도 이란 전쟁 및 미국의 대대만 무기 판매 등 민감한 현안들이 폭넓게 다뤄질 예정이다.

중동 분쟁 연루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방중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주요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을 다시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장엄한 환영 행사에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 “역대 최대 규모의 정상회담”... 화기애애한 서두

1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위대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회담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정상회담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 주석의 친구가 된 것이 영광이라며, 미중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 주석 또한 안정적인 미중 관계가 전 세계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화답했다.

그는 “협력하면 양측 모두 이익을 얻고, 대립하면 모두가 고통받는다”는 논리를 펴는 한편, 전날 한국에서 진행된 실무진 협의에서 “균형 있고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었다고 신화통신을 통해 전했다.

트럼프 시진핑
[EPA/연합뉴스 제공]

▲ 일론 머스크·젠슨 황 동행... 미 산업계의 ‘중국 개방’ 요구

이번 방중에는 미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동행해 실질적인 무역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해 팀 쿡 애플 CEO, 그리고 막판에 합류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개막 회담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 산업계에 대한 중국의 시장 개방을 첫 번째 요구사항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머스크 CEO는 회담장을 나서며 취재진에게 이번 회담이 “환상적(wonderful)”이었다고 짧게 소회를 밝혔다. 두 정상은 회담 이후 천단공원 관람과 국빈 만찬, 금요일 차담회 및 오찬 등 긴밀한 스킨십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2017년 첫 방문 당시와 비교해 양국의 역학 관계가 크게 변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하며 수천억 달러어치의 구매 보따리를 풀었던 것이 중국의 위상을 설득하려는 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미국 스스로 중국의 대국 지위를 인정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대내외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 법원은 그의 무분별한 관세 부과 권한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란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은 트럼프와 같은 즉각적인 정치적 압박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태다.

▲ 무역 휴전 유지와 이란·대만 이슈의 충돌

양측은 지난해 10월 합의한 무역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공통의 의지를 지니고 있다.

미국은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보잉 항공기와 농산물, 에너지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중국은 반도체 제조 장비 및 첨단 칩에 대한 미국의 수출 규제 완화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하지만 안보 현안에서는 시각 차가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란을 설득해 전쟁을 끝내는 데 협력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중국이 전략적 요충지인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포기할지는 미지수다.

시 주석에게는 약 1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대대만 무기 판매 계획 저지가 최우선 과제다. 양측이 이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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