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이 농산물 가격 하락과 농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영 위기에 직면한 지역 농업인 908개 농가에 총 21억여 원의 농축산물 가격 안정 기금을 지급한다. 이번 지원은 배추류 등 8개 주요 품목을 대상으로 하며, 급격한 시장 변동성으로부터 농가의 최소 소득을 보장하고 지역 농업 생태계의 자생력을 유지하는 데 목적을 둔다. 군은 기금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올해 22억여 원을 추가로 출연하며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평창군은 농축산물 가격 하락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지역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21억 원 규모의 기금 집행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일회성 보조금 지급을 넘어, 시장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폭락했을 때 그 차액을 보전함으로써 농업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군은 이를 통해 농가 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지역 경제의 근간인 농업 자산의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지원 대상은 평창군에 1년 이상 주소를 둔 농업인 중 배추류를 포함한 8개 지정 품목을 계통출하 조직을 통해 출하한 농가로 한정된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 5월부터 11월 사이에 출하를 완료하고 최저가격 차액 지원사업을 신청한 농업인들이 심사 대상에 올랐다. 엄격한 자격 검증과 실무 협의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908개 농가가 이번 기금 지급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게 된다.
농가 경영 부담을 가중시킨 대외적 요인으로는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및 농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 첫손에 꼽힌다. 국제 유가 불안정은 비료와 농약 등 필수 자재 가격의 동반 상승을 초래했으며, 이는 농가의 생산 원가를 직접적으로 밀어 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기후변화에 따른 불규칙한 기상 조건과 장기적인 연작 피해가 겹치면서 수확량 감소와 품질 저하라는 복합적인 위기가 심화된 상태다.
이번 기금 지급은 행정기관과 농협, 농어업회의소, 지역 농축협 등이 참여한 실무 협의회의 면밀한 검토를 거쳐 결정되었다. 협의회는 품목별 생산 원가와 시장 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세부적인 지원 기준을 마련했으며, 이후 기금운용 심의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통해 공신력을 확보했다. 이는 민관 협력을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기하려는 행정적 노력의 산물이다.
2015년 관련 조례 제정으로 마련된 평창군 농축산물 가격 안정 기금은 농업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며 현재까지 120억 원 규모의 누적 조성액을 기록하고 있다. 군은 기금의 고갈을 방지하고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도 22억여 원을 추가로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선제적 재원 확보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시장 충격에 대비하고 농업인들에게 심리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평창군의 기금 지원 이력을 살펴보면 2021년에는 1,554개 농가에 8억 원을, 2024년에는 축산농가 116곳에 4억 원을 지원하는 등 농업 현장의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 지금까지 총 1,670개 농가에 약 12억 원 규모의 차액 지원이 이루어졌으며, 이번 21억 원 지급은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는 농업 경영 환경이 과거보다 더욱 척박해졌음을 시사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지영진 평창군 농산물유통과장은 "농업인들이 시장 가격의 극심한 변동성에 대한 걱정 없이 오직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 과장의 발언은 지자체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일부 분담함으로써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군은 향후에도 유통 구조 개선과 생산 효율성 증대를 통해 농가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병행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의 직접적인 가격 보전이 시장 경제의 자정 작용을 저해하고 농가의 자생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다. 정부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농가의 기술 혁신이나 비용 절감 노력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따라서 기금 지원과 함께 농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평창군은 이번 기금 지급 이후에도 농산물 수급 조절과 유통 경로 다변화를 통해 외부 충격에 강한 농업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기금은 단기적인 처방일 뿐,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기반의 정밀 농업 도입과 고부가가치 품목 전환을 통해 농가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법치와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시장 질서 안에서 농업이 하나의 산업으로서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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