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전라남도가 방위사업청 주관 '방산혁신클러스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총 49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번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국비와 지방비를 각각 245억 원씩 투입하여 함정 정비 산업의 지능화와 국산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전남은 이를 통해 연평균 2%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함정 MRO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전라남도가 방위사업청의 방산혁신클러스터 함정 MRO 공모사업 수행지로 낙점되면서 서남권 조선 산업의 고부가가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선정에 따라 전남은 2030년까지 5년간 국비 245억 원과 지방비 245억 원을 합친 총 49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방산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이는 단순 건조 중심의 조선업 구조를 고수익 서비스 영역인 유지·보수 및 정비 분야로 확장하여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사업은 전남을 필두로 부산, 울산, 경남이 함께 참여하는 초광역 협력 체계로 운영되어 국내 해양 방산 역량을 결집한다. 전남은 함정 MRO 협력사 지원센터 건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중소 조선사들의 방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공동 활용 장비 구축을 통해 개별 기업이 구비하기 어려운 고가의 정비 설비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내 협력사들의 기술적 자립도를 높이는 기반을 마련한다.
스마트 MRO 기술 개발 및 실증은 이번 클러스터 사업의 기술적 핵심이자 차별화 지점으로 꼽힌다. 전남도는 정비 지원 로봇 개발과 함정용 단종 제품의 역설계 및 재제조 기술, 그리고 특수 소재의 국산화를 병행 추진하여 정비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특히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정비 시스템은 기존 인력 중심의 정비 공정을 자동화하여 작업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함정 MRO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전남도가 이번 사업에 사활을 거는 경제적 배경이 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함정 MRO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2%의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약 65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전남은 이번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해군 함정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 함정에 대한 유지보수 수요까지 흡수하여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전남도는 이미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의 '중소조선 함정 MRO 글로벌 경쟁력 강화지원사업'에 선정되며 관련 분야의 정책적 연속성을 확보한 상태다. 방위사업청과 산업부의 지원 사업이 연계됨에 따라 기술 개발부터 실증, 인증 및 보안 컨설팅, 나아가 실제 방산 수출 지원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 체계가 완성된 셈이다. 이러한 정책적 시너지는 대불산단을 비롯한 전남 지역 조선 기자재 업체들의 사업 다각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 전문가와 정책 당국은 이번 클러스터 조성이 지역 조선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김기홍 전남도 전략산업국장은 "해양경찰정비창 개창과 함께 산업부 및 방사청의 지원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서남권 함정 MRO 산업 기반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겠다"며 "지역 조선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데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지역에 집중된 방산 클러스터가 자칫 지역 간 중복 투자나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부산, 울산, 경남 등 기존 조선 거점 도시들과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예산 집행의 효율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는 초광역 협력 모델을 통해 각 지역의 특화 분야를 분산 배치함으로써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고 국가 전체의 방산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앞으로 전남도는 함정 MRO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보안 인증 컨설팅과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실질적인 기업 지원에 착수한다. 특히 중소 조선사들이 방산 분야 특유의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통과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기술 지도를 강화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단계별 성과 지표를 엄격히 관리하여 실질적인 고용 창출과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향후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