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등우단털파리가 기존 서식지를 넘어 경기 북부 접경 지역까지 세력을 넓히며 수도권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유충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생물 제제와 드론을 동원한 대발생 대응 대책을 시행하고 6월부터 집중 관리에 돌입한다.
2022년 이후 매년 여름철 대규모로 출몰하며 극심한 시민 불편을 초래해온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올해는 경기 북부 지역까지 확산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국 지자체와 합동으로 실시한 정밀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범정부 차원의 곤충 대발생 대응 대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 내 56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유충의 서식 분포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조사 결과 서울과 인천은 단 1곳의 조사 지점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유충이 검출되어 이미 완전한 정착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역시 전체 31개 시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곳에서 유충 서식이 확인되며 확산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성충이 목격되지 않았던 동두천시, 포천시, 연천군 등 경기 북부 최전방 지역에서도 유충이 발견되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 유입된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중국 산둥반도에서 기류를 타고 건너왔을 가능성이 학계에서 유력하게 거론된다. 초기 서해안과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발견되던 이들은 점차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며 한반도 내부로 서식지를 확장하는 양상을 보인다. 강원도와 충북, 충남 지역에서는 아직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수도권의 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인접 지역으로의 전파는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유충 단계에서의 선제적 차단을 위해 미생물 제제인 Bti(Bacillus thuringiensis israelensis)를 전격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Bti는 토양 박테리아를 활용한 약제로 모기 유충 제거에 주로 쓰이며 실험을 통해 붉은등우단털파리 유사종에 대한 살충 효과가 입증된 물질이다. 과거 민원이 집중되었던 서울 은평구 백련산과 노원구 수락산, 인천 계양산 등지에서 실시한 시범 방제에서 유입 억제 효과가 일부 확인된 점이 이번 확대 적용의 근거가 됐다.
정부는 기존 시범 지역 외에도 인천 서구와 경기 광명, 안양, 부천, 고양, 시흥시 등으로 Bti 살포 범위를 넓혀 유충 구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미생물 방제와 더불어 물리적 타격 기술도 병행 도입하여 성충의 활동을 원천 봉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물에 젖으면 비행 능력을 상실하는 곤충의 생리적 특성을 이용해 무인기로 물과 바람을 살포하여 우화하는 성충을 추락시키는 방식이 인천 계양산에서 시범 운영된다.
대규모 포집 장비의 운용 규모도 대폭 확대하여 개체수 조절의 효율성을 높인다. 빛에 이끌리는 특성을 겨냥한 광원 포집기는 대형 4기와 소형 11기를 배치하고 꽃향기와 유사한 물질로 유인하는 포집기는 전국적으로 3,850기를 가동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Bti는 파리목 곤충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며 다른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 실험으로 증명되었다"고 강조하며 과학적 방제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지 시각적 불편함을 이유로 국가 차원의 대규모 방제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생태계 교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국내 파리목 곤충은 지난해 기준 3,083종으로 전체 곤충의 약 14%를 차지하며 식물의 화분 매개 등 생태계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특정 종을 겨냥한 방제라 할지라도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살포가 이뤄질 경우 토양 생태계 전반에 예측 불가능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 단체들은 정부의 이번 대책이 과학적 근거보다는 민원 해결 위주의 행정이라고 비판하며 독립적인 환경영향평가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 등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붉은등우단털파리를 어느 수준까지 줄여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개체수 기준치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실험적 방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들은 Bti 살포가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방제법이 아님을 명시하고 생태적 가이드라인을 먼저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자체와 방역협회, 학계가 참여하는 곤충 대발생 대응 협의체를 상설 운영하여 방제 효율과 환경 영향을 동시에 점검할 방침이다. 6월 중순부터 7월까지를 곤충 대발생 집중 관리 기간으로 설정하고 신규 확산 지역을 중심으로 모니터링 수위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방제 대책이 기후 변화로 인한 돌발 해충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생태적 부작용을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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