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산업연구원 “올해 수출 9천억달러 돌파 전망”…반도체 슈퍼사이클 효과

산업연구원이 올해 한국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9천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와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정보기술(IT) 산업 중심의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26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통관 기준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30.3% 증가한 9천2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처음으로 7천억달러를 넘어선 바 있는데, 올해는 이를 크게 뛰어넘는 초대형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수요 견인

보고서는 중동 전쟁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가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수요를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국내 메모리 업계 실적 개선이 수출 증가로 직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IT 신산업군 수출이 전년 대비 31.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무려 101.9% 급증하고, 정보통신기기 역시 93.2% 증가하며 전체 수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이차전지(6.8%), 바이오헬스(8.1%), 조선(4.4%) 산업도 상승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됐다.

▲ 무역수지 2천200억달러 흑자 전망…사상 최대 규모

수입은 올해 11.6% 증가한 7천54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연간 무역수지는 약 2천2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한국 무역 역사상 최대 규모 흑자에 해당한다.

산업연구원은 이러한 전망이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추가 악화되지 않고, 반도체 경기 호황이 연말까지 지속된다는 전제 아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수출 규모가 세계 4위권 국가인 네덜란드를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도체 중심의 고부가가치 수출 구조가 국가 전체 무역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수출
[연합뉴스 제공]

▲ 경제성장률 전망 1.9%→2.5% 상향 조정

산업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5%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 성장률은 2.9%, 하반기는 2.1%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소비와 생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도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과 IT 경기 호조가 투자 및 수출 증가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2.2% 증가하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역시 각각 2.9%, 0.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 자동차·가전은 부진 예상…산업별 양극화 심화

반면 자동차와 일반기계, 가전 산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은 자동차 수출이 1.7%, 일반기계는 1.0%, 가전은 5.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동 위기,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 글로벌 소비 둔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중국 제조업의 기술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한국 전통 제조업 분야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산업연구원은 현재까지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 “반도체 쏠림 구조 경계해야”…가격효과 의존 우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수출과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 부분 가격효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생산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가 동반돼야 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단순히 역대 최고 수출 전망 수치에만 도취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사회

정치/사회

기업/산업

경제

국내 증시

부동산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