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제출한 규제 당국의 신고서를 통해 우주 발사 서비스 부문과 수익성이 높은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사업 간의 재무적 결합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회사의 인공지능(AI) 사업 부문은 아직 불안정한 궤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AI 매출의 대부분 'X'에서 발생…본업과의 괴리
2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AI 부문 매출은 지금까지 대부분 순수한 AI 벤처라고 보기 어려운 소셜 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 의존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가 2022년 인수한 X는 올해 초 머스크의 AI 스타트업인 xAI와 함께 스페이스X에 합병되었으며, 2023년과 2024년 스페이스X AI 부문 매출의 '사실상 전부'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X의 2024년 매출은 26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5% 감소했으며, 이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직전 해에 벌어들인 연간 매출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X의 구독 서비스와 AI 모델 '그록(Grok)'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AI 부문 매출이 32억 달러까지 늘어났으나, AI 컴퓨팅 장비의 감가상각 비용이 급증하면서 손실은 오히려 63억 5,000만 달러로 불어났다.
[AFP/연합뉴스 제공]
▲ 앤트로픽과의 대규모 계약…클라우드 대여업의 한계
물론 스페이스X의 AI 분야를 향한 야망과 컴퓨팅 인프라 투자는 실재한다.
머스크 CEO의 xAI는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했으며, 이제 막 본격적인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최근 스페이스X는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Anthropic)과 데이터 센터 내 AI 칩 접근권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향후 3년간 매년 약 150억 달러의 수익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이 계약이 실제로 얼마나 높은 마진을 남길지는 미지수다. 급증하는 감가상각비가 향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상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여전히 막대한 자금을 AI 칩과 장비 구매에 쏟아붓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만 AI 부문에 77억 2,000만 달러의 자본 지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자본 지출인 127억 달러와 비교해 볼 때 엄청난 속도다.
▲ 자체 비즈니스 모델 부재와 고평가 논란
우려되는 부분은 스페이스X가 앤스로픽에 방대한 컴퓨팅 자원을 임대하기로 한 결정 자체가 자체적인 고수익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했다는 방증일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가 자체 최첨단 AI 모델인 그록을 훈련하고 판매하고 있음에도, 결국 남는 장비를 대여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AI 컴퓨팅 자원을 유휴 상태로 두는 것보다는 임대하는 것이 재무적으로 유효하지만, AI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이미 경쟁이 포화된 레드오션이다.
스페이스X가 이 시장에서 경쟁할 수는 있어도 지속 가능한 독점적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평가받는 xAI의 몸값인 2,500억 달러라는 기업 가치에 걸맞은 속도로 AI 사업이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우주 공간에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화성에 인류를 이주시킨다는 거대한 계획을 품고 있으며, 지상에서의 AI 사업 구축이 이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현재까지의 성과만 놓고 보면 스페이스X의 AI 사업은 로켓 사업만큼 빠르게 고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