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약 15억 달러(약 2조 25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테스트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 시각) 로이터가 입수한 투자 제안 문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성 산업단지에 신규 반도체 테스트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7년 1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장 부지는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약 60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다. 이미 기초 공사가 시작된 상태로 전해졌다.
▲ AI 반도체 수요 폭증…메모리 공급난 대응
이번 투자는 글로벌 AI 시장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AI용 메모리 생산이 급증했고, 그 결과 스마트폰·노트북·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범용 메모리 공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해졌다.
삼성의 신규 공장은 이른바 ‘레거시(구형·범용)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에 집중할 계획이다.
AI 핵심 칩은 아니지만,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역시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 후공정 능력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 D램·낸드 대규모 생산 능력 확보
투자 제안서에 따르면 신규 공장은 연간 1,533억 기가비트(Gb) 규모의 D램과 2,556억 기가비트 규모의 낸드 메모리 테스트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AI 중심 생산 체제 확대 속에서도 범용 메모리 시장 대응 능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테스트 공정은 반도체 생산 마지막 단계로, 패키징된 칩의 불량 여부를 검사한 뒤 출하하는 핵심 과정이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첨단 공정뿐 아니라 테스트·패키징 등 후공정 중요성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 “베트남,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허브 부상”
베트남은 이미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은 첨단 미세공정보다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한 만큼 인건비 경쟁력이 중요한데, 베트남은 이를 기반으로 다수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왔다.
현재 인텔, 암코(Amkor), 하나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들도 베트남에서 반도체 조립·패키징·테스트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 역시 이번 신규 투자로 베트남 내 반도체 공급망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 입지 강화
삼성전자는 이미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 가운데 하나다.
수십 년간 스마트폰·태블릿·전자부품 생산시설 등에 2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왔다. 신규 반도체 공장 역시 기존 스마트폰 생산단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삼성의 추가 투자가 베트남 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실제 투자 문서에는 삼성이 향후 최대 25억 달러까지 추가 재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제2공장 가능성까지 열어둔 셈이다.
▲ 미중 갈등 속 ‘베트남 생산기지’ 전략 강화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단순 생산능력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미중 기술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아시아 생산기지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베트남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 역시 스마트폰 생산에 이어 반도체 후공정까지 베트남 비중을 확대하면서 공급망 안정성과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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