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5월 31일, 아직 미국 비자 한 장 받지 못한 FIFA 랭킹 21위 이란 축구대표팀이 외교적 갈등의 그림자 속에서도 어제(30일) 약체 감비아에 3-1 역전승을 거두며 투혼을 불살랐다. 그러나 이들의 월드컵 여정은 경기 결과보다 훨씬 복잡하고 가시밭길에 놓여있다.
이란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 5월 30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6위 감비아와 친선경기를 치렀다. 전반 오마르 콜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아리아 유세피, 라민 레자에이안, 메디 타레미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3-1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앞두고 사기가 충전될 만한 승리였다.
하지만 이란 선수단의 얼굴에는 미묘한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오는 6월 12일 월드컵 개막이 임박했음에도, 이들은 아직 개최국인 미국의 비자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시작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고 외교적 갈등이 격화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이란 축구협회 메디 무함마드 나비 부회장은 5월 30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FIFA에 이메일을 보내 비자가 정확히 언제 발급될지 가능한 한 빨리 결과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FIFA는 '행정 절차가 이번 주 안에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을 이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 발급 지연은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준비에도 큰 차질을 빚게 했다.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었으나, 외교적 갈등과 비자 문제로 인해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로 급하게 변경해야 했다. 이란은 북중미 월드컵 G조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잉글우드와 시애틀에서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란은 현지시간으로 6월 4일 안탈리아에서 말리와 마지막 친선경기를 치른 뒤 멕시코로 이동할 예정이다. FIFA가 행정 절차 완료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이란 대표팀의 미국 비자 발급 여부는 이번 주 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메디 무함마드 나비 부회장의 말처럼 이란 선수들이 '오직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FIFA의 약속대로 이번 주 내 비자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의 순수성이 정치적 현실 앞에서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이란의 월드컵 여정은 아직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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