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반포대교 추락 사고를 유발한 약물 운전자에게 프로포폴을 상습 공급한 성형외과 원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해당 전문의는 환자 10여 명을 대상으로 마약류를 오남용하고 관리 의무를 저버린 혐의를 받는다. 이번 수사는 의료기관이 마약류 범죄의 진원지로 전락한 실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평가다.
서울서부지검은 서초구 소재 성형외과 원장인 40대 남성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자신의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의학적 필요성을 초과하여 프로포폴을 투약하거나 마취가 불필요한 상황에서도 향정신성의약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병원 내 마약류 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하며 불법 투약 환경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인의 지위를 악용하여 마약류를 유통한 행위는 시장 질서와 공중보건 체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 법치주의 관점에서 의료기관은 마약류 오남용을 막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그 통제 기능이 상실되었음을 보여준다. 검찰은 A씨가 환자 10여 명에게 지속적으로 프로포폴을 공급하며 수익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구체적인 투약 횟수와 양을 특정했다.
이번 기소는 지난 2월 발생한 반포대교 포르쉐 추락 사고 수사 과정에서 파생된 성과다. 당시 30대 운전자 황모 씨는 약물에 취한 상태로 포르쉐 SUV를 몰다 반포대교 난간을 들이받고 한강 둔치로 추락하는 사고를 냈다. 경찰 조사 결과 황씨에게 프로포폴을 건넨 인물은 A씨의 병원에서 근무하던 전직 간호조무사로 밝혀졌으며 이는 병원 차원의 관리 부실이 사고의 원인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사고 당일 황씨는 약물 투약 후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아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위기를 초래했다. 황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및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이미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전직 간호조무사 역시 마약류를 무단으로 유출하고 투약에 관여한 혐의로 사법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의료기관 내 마약류 유통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병원장 A씨의 책임을 엄중히 묻기로 결정했다. 현행법상 향정신성의약품 취급자는 투약 내역을 철저히 기록하고 보고해야 하지만 A씨는 이를 고의적으로 누락하거나 허위로 작성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의료계 전반의 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법 집행의 엄정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운전자 황씨는 지난달 열린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단순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약물 운전이 초래한 사회적 위험성을 고려할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약물 공급의 원천이 된 병원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향후 유사 범죄 예방의 척도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의료인의 개별적 일탈만을 탓하기보다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의 실효성 있는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시스템상의 허점이 존재하는 한 제2, 제3의 불법 투약 병원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이러한 제도적 보완론이 범죄를 저지른 개인의 형사 책임을 경감하는 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보수적인 법 감정의 핵심이다.
한 법조계 전문가는 "의료기관의 마약류 관리 부실은 단순한 관리 소홀을 넘어 사회 안전망 전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이자 법치에 대한 도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문직 종사자에게 부여된 권한이 범죄의 수단으로 전락했을 때 사회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천문학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전문가 집단에 요구되는 고도의 윤리 의식과 책임감을 재확인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는 A씨가 프로포폴 투약의 위법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는지와 병원 내 조직적인 묵인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추가적인 마약류 유통 경로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의료계의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약물 운전으로 인한 무고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공급책에 대한 발본색원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용 마약류의 취급 및 관리 기준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법적 처벌과 병행하여 면허 취소 등 행정적 제재의 실효성을 높여 의료 현장에서의 경각심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 법과 질서가 바로 설 때 비로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사회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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