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농가 히트펌프 탄소배출권 인정, 정부 온실가스 감축 외부사업 6건 신규 승인

이성경 기자
농가 히트펌프 탄소배출권 인정, 정부 온실가스 감축 외부사업 6건 신규 승인
©연합뉴스

 

농가에 공기열 히트펌프를 설치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사업 6건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으로 공식 인증받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69차 배출량인증위원회를 통해 농가 에너지 전환과 태양광 발전, 연료 전환 등 다양한 감축 사업을 의결했다. 이번 조치로 확보된 감축 실적은 상쇄배출권으로 전환되어 시장에서 거래되거나 기업의 배출량 상쇄에 활용될 전망이다.

농가 에너지 효율화의 핵심인 공기열 히트펌프 설치 사업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체계 안으로 편입되며 탄소중립 이행의 실질적 수단으로 확정되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서면으로 진행한 제69차 배출량인증위원회에서 외부사업 신규 인증과 감축량 인증, 방법론 승인 안건을 심의하고 의결했다. 이번 심의의 핵심은 농가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이를 정량적인 탄소 배출권 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 있다.

외부사업은 배출권거래제 할당 대상 기업이 아닌 외부 시설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흡수할 경우 그 실적을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이렇게 확보한 감축 실적은 이른바 상쇄배출권으로 전환되어 탄소 배출권 시장에서 거래되거나 기업 스스로의 배출량을 상쇄하는 데 직접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민간 영역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투자를 유도하고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핵심 기제로 작동한다.

이번에 신규 인증된 외부사업 중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농가에 도입되는 공기열 히트펌프 설치 사업 총 6건이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증발과 응축 과정을 통해 열을 이동시키는 고효율 설비로 농업 현장의 에너지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장치이다. 기존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함으로써 발생하는 탄소 저감 효과가 이번 위원회를 통해 공식적인 경제적 가치로 인정받게 되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농가 히트펌프 보급은 농업 부문의 저탄소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고 농민들에게는 배출권 수익이라는 새로운 소득원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인증을 통해 농번기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이었던 난방용 연료 사용이 상당 부분 억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농가 경영의 효율성과 시장 질서 확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다.

에너지 전환의 범위는 농가를 넘어 공공시설과 산업 현장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추세이다. 건물 및 공공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여 전력 소비의 탄소 집약도를 낮추는 사업들도 이번 신규 인증 명단에 포함되었다. 아울러 기존 벙커C유나 감압정제유를 액화천연가스(LPG)로 교체하는 연료 전환 사업 역시 온실가스 감축의 유효한 방법론으로 재확인되었다.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온실가스인 육불화황(SF6)을 관리하는 기술적 진보도 이번 인증의 주요 성과 중 하나이다. 폐기되는 육불화황을 회수하고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해 분해함으로써 대기 중 배출을 원천 차단하는 사업이 공식 승인되었다. 이러한 기술 기반의 감축 사업은 단순한 절약을 넘어 고도의 공학적 해법이 탄소 시장에서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하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물론 히트펌프가 가동 과정에서 전력을 소비하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완전히 영(0)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전기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고려할 때 히트펌프의 환경적 효용성이 과대평가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일부 학계에서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직접 연소하는 기존 보일러 방식과 비교하면 배출량이 극히 적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감축 효과는 명확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이다.

정부는 향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신규 승인하고 개정하여 외부사업의 외연을 넓힐 방침이다. 배출권거래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감축 실적에 대한 엄격한 검증 프로세스를 유지하면서도 민간의 참여 문턱은 합리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법치와 시장 원리에 기반한 탄소 배출권 시장의 성장은 국가 전체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과 산업계는 이번 신규 인증을 계기로 저탄소 설비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쇄배출권의 가격 변동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전략이 요구되지만 탄소 저감이 곧 수익이 되는 구조는 이미 공고해졌다. 앞으로 정부는 배출량인증위원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하여 기술 발전에 발맞춘 새로운 감축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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