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엔비디아와 TSMC 수장을 잇달아 만나며 차세대 HBM4 개발과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글로벌 AI 반도체 삼각 동맹을 공고히 구축했다. 이번 회동을 통해 SK하이닉스의 6세대 HBM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예정이며, TSMC의 파운드리 공정을 결합한 전방위적 협력 체계가 공식화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웨이저자 TSMC 회장을 연쇄 회동하며 인공지능 반도체 리더십 강화에 나섰다. SK하이닉스를 축으로 설계의 엔비디아, 생산의 TSMC를 잇는 이른바 삼각 동맹은 향후 글로벌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양측은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의 기술 규격을 확정하고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의 협력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엔비디아가 준비 중인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 있다. SK하이닉스의 HBM4 6세대 제품은 TSMC의 12나노 베이스 다이 기술과 SK의 5세대 10나노급 D램 공정을 결합하여 제조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의 메모리 공급 방식을 넘어 설계 단계부터 파운드리와 메모리 제조사가 긴밀히 협력하는 새로운 산업 표준을 제시한다.
최 회장과 웨이저자 회장의 만남은 지난 2024년 6월 이후 2년 만에 성사된 자리로 양사 간의 전략적 신뢰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타이베이에서 진행된 이번 회동에서 두 수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만남이 단순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넘어 미래 AI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기술 동맹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대만 컴퓨텍스 2026 현장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직접 방문하여 협력 관계의 견고함을 과시했다. 황 CEO는 전시된 HBM 제품 위에 직접 사인을 남기며 추가 물량 공급을 요청하는 등 SK하이닉스의 기술력에 대한 높은 신뢰를 표명했다. 최 회장 역시 황 CEO와 별도의 모처 회동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보폭을 넓혔다.
반도체 업계는 이번 삼각 동맹이 글로벌 AI 밸류체인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효율적인 분업 구조를 통해 생산 공정을 최적화함으로써 급증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의 자율적인 경쟁 질서 속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연합하여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글로벌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양사는 차세대 HBM 개발뿐만 아니라 첨단 패키징 분야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한다. 특히 고객 맞춤형 AI 메모리 시장 선점은 향후 SK하이닉스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핵심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공급자가 규격화된 제품을 생산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수요자의 요구에 최적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시장 효율성 극대화의 과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기업 간의 과도한 밀착이 공급망의 유연성을 저해하거나 기술 종속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특정 진영에 치우친 동맹 체제가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기술적 난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 간의 전략적 협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양사의 강력한 파트너십은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고객 맞춤형 AI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협력 모델이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저한 분업과 협력을 통해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려는 시도는 법치와 시장 경제의 원칙 아래에서 정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향후 SK하이닉스와 TSMC는 커스텀 HBM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 로드맵을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라인업 출시에 맞춰 적기 공급 체계를 완성함으로써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독보적 지위를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과 관련 업계는 이번 동맹이 가져올 실질적인 실적 개선과 기술 표준 주도권 확보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AI 밸류체인의 병목현상 해결은 현재 반도체 산업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은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의 이번 대만 방문은 단순한 경영 행보를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생태계의 핵심 거점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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