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산업이 구조조정과 중국 보따리상 의존도 축소를 통해 3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 반전에 성공하며 업황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속되는 고환율 기조와 올리브영·다이소 등 내수 유통 강자와의 경쟁 심화로 인해 업계는 특허 수수료 인하와 면세 한도 확대 등 정부의 전향적인 규제 완화를 공식 요구했다.
국내 면세업계는 지난 수년간 지속된 실적 악화의 늪을 지나 마침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라는 유의미한 경영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비효율적인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더불어 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춘 결과로 분석된다.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롯데와 신라, 신세계, 경복궁 등 주요 면세점 운영업체들은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재정경제부는 4일 인천 중구 소재 한국면세점협회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면세산업의 지속 가능한 활성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업계가 거둔 실적 개선의 동력을 유지하고 대내외적 위기 요인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의 영업이익 증가가 단순한 기저효과를 넘어 산업 전반의 효율성 제고에서 기인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면세산업의 흑자 반전은 과거 양적 성장에 치중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도모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물이다. 업계는 중국 보따리상에게 지급하던 과도한 송객 수수료를 줄이는 대신 개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며 수익 구조를 정상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관광 시장의 회복세와 맞물려 면세점들이 장기적인 자생력을 확보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다만 경영 실적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둘러싼 대외적 여건은 여전히 엄중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약화되었다고 토로했다. 환율 상승은 수입 상품의 원가 부담을 높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려 매출 증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내수 유통 시장의 지각 변동에 따른 경쟁 심화 역시 면세업계가 직면한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 접근성이 뛰어난 국내 유통채널들이 K-뷰티와 생활용품 시장을 장악하며 기존 면세점의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 패턴 변화는 면세점이 독점하던 외국인 쇼핑 수요를 내수 매장으로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면세업계는 단순 판매 중심의 매장에서 벗어나 체험 중심의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 관광객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K-콘텐츠를 접목한 체험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신흥 유통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공유했다.
면세업계는 정부를 향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소비를 진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지원을 강력히 건의했다. 주요 건의 사항으로는 면세점 특허 수수료의 합리적 인하와 여행객 면세 한도의 추가 확대, 그리고 면세점 운영 관련 각종 규제의 철폐가 포함되었다. 업계는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구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외국인 맞춤형 마케팅 등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며 업계의 자구적인 변화를 주문하는 동시에 정부 차원의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업계가 제안한 특허 수수료 인하와 규제 완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함께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시장 질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면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면세 한도 확대나 수수료 인하가 특정 산업에 대한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하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타 유통 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면세점에게만 과도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시장 경제 원리에 어긋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정부는 이러한 반론을 감안하여 산업 전반의 효율성과 공정 경쟁의 가치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향후 면세산업의 향방은 고환율이라는 거시 경제 변수와 내수 채널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얼마나 빠르게 혁신을 이뤄내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와 업계 간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규제 문턱을 낮추고 민간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면세업계가 이번 흑자 전환을 기점으로 글로벌 쇼핑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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