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경북도의원 출신 후보 7명이 대거 당선되며 지역 정가의 권력 지형을 새롭게 재편했다. 포항시장을 비롯한 주요 격전지에서 광역의원 경력을 앞세운 후보들이 현직 단체장을 누르거나 치열한 경합 끝에 승리하며 행정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이번 결과는 지역 밀착형 의정 활동을 펼친 도의원들이 기초행정의 적임자로 선택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포항시장 선거에서는 3선 도의원 출신인 국민의힘 박용선 후보가 치열한 당내 경선과 유력 인사들의 견제를 뚫고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박 후보는 공천 과정에서 전직 시장과 전직 국회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과 대결하며 정치적 체급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선거 기간 중 사법 리스크와 법정토론회 불참 등의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보수 진영의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지역 내 보수 세력의 세대교체와 안정적인 시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당선을 확정했다.
울진군수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도의원 출신 황이주 후보가 현직 군수인 국민의힘 손병복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두 후보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한 차례 맞붙었던 전력이 있어 이번 대결은 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꼽혔다. 4년 전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손 후보가 무소속 황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으나 이번에는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됐다. 황 후보는 현직 단체장의 프리미엄을 극복하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며 4년 전의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영덕군과 영주시에서도 도의원 출신 후보들이 압도적인 지지세를 확인하며 기초단체장 자리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재선 도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조주홍 후보는 영덕군수 선거에서 상대 후보와 큰 격차를 벌리며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시의원과 도의원을 모두 거치며 행정 전반을 경험한 황병직 후보 역시 영주시장 선거에서 무난한 승리를 거두며 행정가로서의 변신에 성공했다. 이들은 광역 단위에서 쌓은 예산 심의와 정책 수립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된 시장과 군수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경산시와 청도군에서는 재선 성공과 현직 교체라는 상반된 결과 속에 도의원 출신의 약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도의원 출신인 조현일 경산시장 후보는 안정적인 시정 운영 능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으며 재선 고지에 올랐다. 반면 청도군수 선거에서는 전직 도의원 간의 대결 끝에 무소속 박권현 후보가 재선을 노리던 국민의힘 김하수 후보를 꺾고 당선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정당의 공천보다 후보 개인의 지역 기여도와 의정 활동 성과가 유권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청송군에서는 도의원 출신인 윤경희 후보가 4선 군수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며 지역 정가의 주목을 받았다. 윤 후보는 2006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첫 당선된 이후 2018년 자유한국당, 2022년 국민의힘 소속으로 내리 당선되며 탄탄한 지지 기반을 확인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하며 4선 고지에 오른 그는 도의원 출신 기초단체장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긴 시간 동안 정당의 부침과 관계없이 유권자의 신뢰를 유지해온 결과가 기록적인 승리로 이어진 셈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도의원들은 광역 단위의 예산과 정책을 다뤄본 경험이 있어 기초행정에 즉각 투입 가능한 실무형 후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전문성은 유권자들에게 단순한 정치인이 아닌 실질적인 지역 발전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진 핵심 요인이 되었다. 특히 광역의회에서의 네트워크가 중앙정부 및 도청과의 예산 확보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당선에 일조했다. 행정 경험과 의정 활동의 유기적 결합이 선거 승리의 결정적인 열쇠가 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도의원 출신 후보들이 모든 지역에서 승전고를 울린 것은 아니며 일부 지역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성주군수 선거에 도전한 정영길 후보와 울릉군수에 나선 남진복 후보는 도의원 경력을 전면에 내세웠으나 최종 당선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이는 광역의원 출신이라는 배경만으로는 현직의 벽이나 지역별 특수한 정치 지형을 극복하기에 부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지역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 제시가 당락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했다.
향후 경북 지역의 기초행정은 도의원 출신 단체장들의 대거 진입으로 인해 광역 자치단체와의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도의회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와 행정 메커니즘에 대한 깊은 이해는 시·군정 운영에 있어 상당한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청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한 지역 숙원 사업 해결과 국비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 주민들의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는 가시적인 정책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이들 당선인이 직면한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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