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한국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인공지능 생태계 전반에 걸친 전략적 파트너십을 점검한다. 이번 방한은 7개월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확대와 30억 달러 규모의 피지컬 AI 투자 이행, 차세대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등 실질적인 사업 공조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와 한국 반도체·자동차·IT 산업의 핵심 기업들이 결합하는 이번 회동은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7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아 국내 산업계 총수들과 연쇄 회동에 나서며 글로벌 인공지능 동맹의 결속력을 다진다. 황 CEO는 이날 오후 전세기편으로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여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저녁에는 서울 시내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총수들과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의례적 만남을 넘어 고대역폭 메모리와 피지컬 AI, 데이터센터 등 핵심 산업 분야의 협력을 구체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찬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또는 중구 을지로 일대의 번화가에 위치한 삼겹살 음식점에서 격식 없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황 CEO는 지난해 방한 당시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함께 치킨 전문점에서 만남을 가져 '깐부회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에도 대중적인 장소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2차 자리까지 이어가는 특유의 소탈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소통 방식은 기업 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고 흉금 없는 비즈니스 논의를 이끌어내는 황 CEO만의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SK그룹은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고대역폭 메모리 공급망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번 회동에서도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HBM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황 CEO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행사에서도 SK하이닉스 부스를 방문해 웨이퍼에 직접 서명하며 추가 공급을 요청할 만큼 강한 신뢰를 보였다. 양측은 차세대 AI 반도체 공급은 물론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를 결합한 토털 솔루션 구축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엔비디아와 손잡고 피지컬 AI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며 모빌리티 혁신을 꾀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깐부회동 이후 국내 피지컬 AI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총 30억 달러를 투자하여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와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만남에서는 해당 투자 계획의 구체적인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의 고도화 작업에 엔비디아의 연산 능력을 접목하는 방안이 논의될 방침이다. 이는 단순한 자율주행 기술을 넘어 물리적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진보된 AI 로봇 시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LG그룹은 엔비디아의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 모델인 아이작 GR00T를 기반으로 자체적인 피지컬 AI 모델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지능형 로봇의 현장 실증을 진행 중이며,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과 냉난방공조 사업 등 인프라 분야로 협력을 확장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기술,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역량 등 그룹 차원의 종합적인 시너지를 엔비디아의 생태계와 결합하는 전략이 논의의 핵심이다. 이는 LG가 단순한 가전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의지와 맞닿아 있다.
네이버는 클라우드와 디지털트윈 기술을 바탕으로 엔비디아와의 AI 인프라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핵심 소프트웨어 파트너이다. 로봇과 5G 특화망 등 미래 기술을 집중 개발 중인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연산 인프라를 통해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엔비디아 역시 한국 시장 내 강력한 플랫폼 권력을 보유한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데이터센터 및 AI 서비스 거점을 확보하려는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양사는 이번 회동을 통해 디지털 주권 확보와 생성형 AI 모델의 현지화 최적화 작업에 대한 기술적 공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반도체 소재 공급과 로봇 플랫폼 구축을 통해 엔비디아와의 접점을 확대하며 주말 야구장 행사를 통해 파트너십을 과시한다. 황 CEO는 주말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의 홈경기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시타에 맞춰 시구자로 나설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가 엔비디아의 AI 로보틱스 인프라를 활용해 산업용 로봇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행사는 양사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상징하는 장면이 될 것이다. 또한 ㈜두산 전자BG가 공급하는 하이엔드 동박적층판과 두산에너빌리티의 발전용 가스터빈 사업도 AI 데이터센터 확장 추세와 맞물려 중요한 협력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가 강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기술적으로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특정 기업에 대한 공급망 편중 현상은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키울 수 있으며, 핵심 기술의 주도권을 상실할 경우 장기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성장을 위한 필수 선택이지만 동시에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여 협상력을 유지하는 전략적 균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계적인 중립성을 유지하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실익을 극대화하는 영리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황 CEO는 이번 방한 기간 중 한국 기업들의 제조 역량과 기술적 창의성에 대해 거듭 찬사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최근 대만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파트너들이다"라며 "더 많은 혁신 제품을 함께 만들어 글로벌 AI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은 한국이 엔비디아의 단순한 하청 기지가 아닌 공동 개발자이자 전략적 동맹군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황 CEO의 사인 문구처럼 "더 많이 만들어달라"는 요구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곧 거대한 시장 기회이자 도전 과제인 셈이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은 엔비디아 주도의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보다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고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부터 자율주행, 로봇, 에너지 인프라에 이르는 전방위적 협력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특히 현대차와 LG 등이 추진하는 피지컬 AI 분야의 성과는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과 산업 현장의 효율성 혁명을 이끌어낼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정부와 학계 역시 이러한 민간 차원의 AI 동맹이 실질적인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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