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반도체 호황 뒤 숨은 경고: 韓 잠재성장률, 사상 첫 1.5% 붕괴 임박

고진아 기자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 경제 회복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국제기구 OECD가 2027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1.5%를 밑돌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단기 성장세 이면에 감춰진 미래 성장 동력 약화라는 경고등이 켜졌음을 시사한다.

OECD는 지난 2026년 06월 03일, 한국의 2026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2.6%로 0.9%p 대폭 상향 조정하며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경제 반등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잠재성장률 전망은 우려를 자아냈다.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5년 1.85%에서 2026년 1.66%, 2027년 1.52%로 지속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특히 2027년 4분기에는 1.46%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5% 선을 하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단기적인 반도체 수출 호조로 인한 실질 GDP의 긍정적 흐름과 달리,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은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에 대해 「인구 고령화 심화, 노동 공급 감소, 자본 축적 둔화, 그리고 생산성 향상 정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반도체 투자만으로 나머지 약 70%가량의 설비투자 감소나 정체를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라며 특정 산업 의존의 한계를 경고했다.

반도체 호황 뒤 숨은 경고: 韓 잠재성장률, 사상 첫 1.5% 붕괴 임박
[사진=연합뉴스]

물론 한국 경제의 강건함과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AI 관련 투자 확대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역시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강하며, 반도체 산업의 초과 이익이 다른 부문으로 확산된다면 전반적인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이라는 단기적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정체라는 근본적인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정 산업을 넘어 경제 전반의 전방위적 투자 확대, AI 관련 초과 이익의 재투자, 그리고 시장 개방 및 규제 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정책적 전환 없이는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