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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투표용지 사태, 잠실 개표소 봉쇄 나흘 차 동력 약화 속 '노선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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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평일 진입과 함께 참가 인원이 950여 명 수준으로 급감하며 시위 동력이 약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초기 의제였던 '재선거 요구'와 강성 보수층의 '부정선거 주장'이 충돌하며 내부 분열이 심화하고 있으며, 경찰은 기동대 350명을 배치해 강제 해산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잠실 개표소 일대는 투표함 반출을 저지하려는 시위대와 이를 관리하려는 경찰 간의 팽팽한 대치가 나흘째 지속되고 있다. 8일 오전 9시 30분 현재 현장 인원은 경찰 비공식 추산 950여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날 자정 무렵 8,000여 명에 달했던 인파와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규모다. 시위대는 경기장 출입구 10곳을 여전히 봉쇄한 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과 전면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으나, 주말에 비해 구호 소리는 현저히 작아진 상태다.

시위 참가자의 주축을 이뤘던 청년층이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현장의 인구 통계적 구성에도 뚜렷한 변화가 포착되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집회 현장인 올림픽공원 내 실시간 인구는 8,000명에서 8,500명 사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23.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말 내내 20대 참가자가 30% 안팎을 기록하며 시위를 주도했던 것과 달리, 월요일을 맞아 학생과 직장인들이 학교와 일터로 복귀하면서 고령층 위주의 집회로 재편된 결과로 풀이된다.

인적 구성의 변화는 곧 시위의 성격과 구호의 분열로 이어지며 참가자들 사이의 내부 갈등을 촉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초기 시위가 기성 정치 세력을 배제하고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행정적 결함에 따른 '재선거' 실시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강성 보수 단체가 가세하며 '부정선거' 프레임이 전면에 등장하는 모양새다. 현장에 부착된 시위 벽보에는 "재선거만 외쳐달라"거나 "태극기만 흔들어달라"는 기존 안내 문구 위에 굵은 펜으로 "부정선거 구호 가능", "성조기 가능" 등의 문구가 덧칠해져 노선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러한 노선 갈등은 참가자 간의 거친 언쟁과 상호 불신으로 번지며 현장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일부 참가자들은 순수하게 행정적 오류에 따른 재선거만을 요구하는 참가자들을 향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이 아니냐며 몰아세우는 등 이념적 낙인찍기 양상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 씨가 부정선거 주장이 담긴 피켓을 들고 현장 곳곳을 돌며 참가자들을 독려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공권력의 물리적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위대 내부에서는 강제 해산에 대한 공포와 경계심이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기동대 350명가량을 현장에 배치해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이 개표소인 핸드볼경기장 내부 도면을 지참한 것을 목격했다며 강제 해산 작전이 임박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돌발적인 물리적 충돌이나 안전사고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해산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선거 관리의 무능에서 비롯된 만큼 시민들의 분노는 정당하나, 투표함 반출을 물리적으로 막는 행위는 또 다른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법학 전문가는 "투표용지 부족은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지만, 이를 해결하는 방식 또한 법치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물리적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선거 결과의 확정 지연에 따른 사회적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시위의 향방은 평일 퇴근 시간 이후 청년층의 재집결 여부와 선관위의 추가 입장 발표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시위대는 투표함 반출 저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으나, 내부의 노선 갈등과 인원 감소는 조직적인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와 경찰이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 해산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부른 잠실의 대치는 법치와 시민 불복종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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