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가 경찰의 복장을 검열하고 근무 위치를 직접 지정하는 등 국가 공권력이 현장에서 사실상 무력화되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되었다.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과정에서 기동대원들은 마스크와 선글라스 착용조차 금지당한 채 시위대의 통제에 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내부에서는 공직자이기 이전에 국민인 경찰관을 조롱거리로 내몰지 말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국가 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경찰력이 시위대의 지침에 따라 움직이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서울 송파구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이 시위대에게 통제권을 빼앗겼다는 폭로가 나오며 파장이 일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지난 7일 개표소로 쓰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경비에 투입되었던 기동대원의 글이 게시되어 경찰 내부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 만에 6,000여 명의 이용자가 확인하였으며 추천 700개와 댓글 200개가 달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기록하며 게시판 최상단에 고정되었다.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들은 시위대의 요구에 따라 기본적인 보호 장구조차 착용하지 못한 채 영상 촬영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경기장 정문인 1-3 게이트 경비를 맡았던 기동대원들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강요받으며 근무에 임해야 했다. 시위대는 투입되는 경찰 인원의 복장을 일일이 점검하며 마스크나 선글라스, 불봉 등을 소지한 대원의 진입을 물리적으로 막아세웠다. 현장 대원은 시위대의 검열을 통과하기 위해 근무모와 형광 조끼만을 착용한 채 시위대의 시선 앞에 서야 했다고 증언했다.
시위대 인솔자가 경찰의 근무 위치를 직접 지정하고 이동을 제한하는 초법적인 상황도 함께 묘사되었다. 시위대 측은 접이식 철제 폴리스라인을 직접 개방하며 경찰관들에게 특정 건물 안쪽 문 앞을 근무지로 지정해주는 행태를 보였다. 지정된 근무지 뒤편은 철문으로 닫혀 있어 사실상 복도 형태의 좁은 공간에 경찰관들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조처로 인해 일부 부대는 6시간 동안 교대조차 하지 못한 채 생리 현상 해결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감금에 가까운 상태로 방치되었다.
경찰 내부에서는 시위대가 보여준 소위 평화적인 태도가 실제로는 공권력에 대한 비아냥과 조롱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 교대 과정에서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는 현장 대원들에게 심각한 모멸감을 안겨주었다. 폭로글을 작성한 경찰관은 경찰들이 수많은 시위대 사이를 지나갈 때 낄낄거리며 박수를 치는 행위 자체가 경찰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규정했다. 그는 잠실에 모인 시위대만 국민이 아니며 경찰관 역시 보호받아야 할 국민임을 강조하며 직원들을 조롱거리로 몰아넣는 지침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잠실 개표소 앞 현장은 주말 사이 수만 명에 달했던 인파가 1,000명대로 줄어들며 겉으로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8일 오후 기준 시위대와 경찰 사이의 직접적인 물리적 마찰이나 공개적인 도발 사례는 관찰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장 경찰관들은 여전히 시위대의 요구가 반영된 듯한 좁은 폴리스라인 안에서 마스크 등 장비 없이 부동자세로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개표가 완료된 투표함의 반출을 막기 위해 경기장 출입구를 점거하고 안팎을 오가는 인원의 이동을 엄격히 통제 중이다.
시위대의 도를 넘은 행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발생하며 법적 대응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 투입되었던 기동대 소속 A 경정은 시위 참가자들로부터 중국인이냐는 취지의 모욕적인 욕설을 듣는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었다. 해당 영상이 유포되자 A 경정의 가족들은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고발을 예고하며 강력한 대응 의사를 밝혔다. 경찰 수뇌부 역시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기동대 인원에 대한 조롱과 신상 노출 문제에 대해 깊은 고심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투표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행정적 실수에서 비롯된 만큼 시민들의 분노를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시위대 측은 투표용지가 부정하게 빼돌려질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투표함 사수를 위해 이동 통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기계적 중립성을 고려할 때 사건의 배경을 설명하는 한 축이 될 수 있으나, 법치주의 국가에서 집행력이 시위대의 검열을 받는 상황은 별개의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법 집행의 무결성이 훼손될 경우 향후 다른 집회 현장에서도 유사한 공권력 경시 풍조가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경찰 초상권과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며 저런 굴욕적인 현장에 왜 무방비로 들어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동료 경찰관들의 반응은 현재 경찰 내부의 여론을 대변한다. 경찰 수뇌부는 시위 관리 지침의 적절성을 재검토하고 현장 대원들의 인권과 공권력의 위엄을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향후 투표함 반출 시도 과정에서 시위대와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경찰의 대응 수위와 법 집행 원칙이 어떻게 정립될지에 사회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와 경찰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집회 시위의 자유와 공권력 확립 사이의 균형점을 명확히 재설정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