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중대 사안으로 규정하고 전국 단위 재선거를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장동혁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은 특검이나 국정조사에 앞서 선거의 정당성을 바로잡는 재선거가 최우선 과제임을 명확히 하며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가 제안한 전국 재선거 카드에 대한 지지 여론이 급격히 확산하는 흐름이다. 장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국정조사나 특검보다 재선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피력했다. 이는 선거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헌법적 가치를 지킬 수 없다는 지도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도부의 공세는 최고위원들의 연쇄 발언을 통해 더욱 구체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신동욱, 김민수, 김재원, 조광한 등 4명의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재투표와 전면 재선거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지도부의 방침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잠실 현장에서 분출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입법 및 정책에 즉각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의원들의 행동주의적 움직임도 활발해지며 원내외의 압박 수위가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개표소 인근에서 벌어지는 봉쇄 시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며 현장의 목소리가 당의 공식 입장으로 전이되는 추세다. 이는 단순한 부실 관리를 넘어 선거의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강경 기류가 당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번 재선거 요구가 아직 공식 당론은 아니지만 지도부 내에서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확인했다. 그는 모레 선출될 차기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재선거 추진 여부를 당론으로 최종 정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은 현재 선거 소청부터 소송에 이르는 모든 법적 수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법적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 논의도 나경원 의원실과 당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본격화되었다. 나 의원은 현행 공직선거법 제222조가 재선거를 원천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조항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선거 무효 소송을 제한하고 있어 부실 관리의 책임을 묻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나 의원은 선관위의 부패와 무능을 척결하기 위해 선거법의 근본적인 개정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투표가 중단되거나 실질적으로 차단된 경우를 절대적 무효 사유로 명시하고, 중대한 절차적 하자에 대한 입증 책임을 선관위가 지도록 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사태에 법 개정 사항을 소급 적용할 수 있는 규정을 두어 실질적인 재선거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는 재선거의 문제"라는 장동혁 대표의 발언은 당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보여준다. 장 대표는 나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직접 참석하여 재선거의 당위성을 재차 확인하며 당력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선거 관리의 기술적 실수를 넘어 주권자의 참정권 침해라는 본질적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전국 단위 재선거, 특히 광역단체장을 포함한 전면 재선거에 대해 현실적 불가론과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서울시장 재선거의 경우 시장의 사퇴가 전제되어야 하며, 이는 3선 시장의 4선 연임 제한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을 경고했다. 그는 송파구 기초의원이나 비례대표에 대한 재선거 검토는 적극 필요하나 오세훈 시장의 재선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 역시 참정권 침해에 대한 처벌은 필요하지만 재선거를 시행할 법적 근거가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특정 당선자의 지위를 흔들려는 정치적 의도가 섞여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며 당의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이러한 내부의 이견은 향후 원내대표 선출 이후 당론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주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당 지도부는 공직선거법상 제기할 수 있는 소송 기한 내에 진상 규명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법원이 선거 무효 소송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관건인 가운데, 국민의힘은 입법적 보완과 법적 투쟁을 병행하며 선관위를 향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원내 사령탑의 선출은 이번 재선거 카드의 추진 동력을 결정짓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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