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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유로 유럽 최대 프로젝트 'FCAS' 9년 만에 파국…佛-獨 갈등 폭발

총 사업비 1천억 유로(약 176.4조 원) 규모의 유럽 최대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인 FCAS(미래전투공중체계) 사업이 9년 만에 전격 무산됐다. 프랑스와 독일 간 깊어진 산업 정책 및 전략적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2026년 06월 0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스페인이 2017년부터 공동 추진해온 FCAS 전투기 개발 사업이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양국 기업 간 합의 불가 상황을 인정하며 사업 무산을 공식화했다. 이는 유럽 방위 협력의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가 가까운 파트너 국가 사이의 해결 불가능한 입장 차이로 좌초했음을 의미한다.

FCAS는 유럽의 미래를 책임질 6세대 전투기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핵심 쟁점은 프랑스 다쏘항공의 지분 요구와 전투기 사양 문제였다. 다쏘는 사업의 80% 지분을 요구했으며, 핵미사일 탑재 기능과 항공모함 운용이 가능한 사양을 고집했다. 이는 전투기 사업에 더 큰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프랑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독일과 스페인 측은 이러한 요구가 과도하며, 공동 개발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대해왔다.

1천억 유로 유럽 최대 프로젝트 'FCAS' 9년 만에 파국…佛-獨 갈등 폭발
[사진=연합뉴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가장 야심차게 추진한 유럽 방위 프로젝트가 가까운 파트너 국가 사이 산업정책 이견으로 좌초」됐다며, 유럽 방위 협력의 한계를 지적했다. 과거 1980년대 유럽 전투기 개발 논의에서 프랑스가 유로파이터 타이푼 대신 독자적으로 라팔 전투기를 개발했던 전례가 이번 FCAS 사업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FCAS 사업의 핵심인 전투기 개발은 중단됐지만, 드론 시스템 등 일부 연계 사업은 FCAS라는 이름으로 계속 추진될 예정이다. 하지만 주축 사업의 좌초로 각국의 독자 행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독일은 영국, 이탈리아, 일본이 추진하는 GCAP(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 합류를 모색하며 스웨덴 사브 등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역시 라팔의 뒤를 잇는 6세대 전투기를 독자 개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FCAS 사업의 무산은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츠 총리 모두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의 자주국방과 방위산업 통합을 주도하려던 프랑스의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유럽 회원국 간 산업적, 전략적 이견은 여전히 해소하기 어려운 난관으로 남아있으며, 향후 유럽 방위 협력의 방향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드론 시스템 등 남은 사업의 향방과 함께 각국의 독자 행보가 유럽 안보 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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