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인 750억 달러(약 113조 9400억원)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한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주문을 쏟아내면서 투자 열기가 예상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주당 135달러에 총 5억5,555만5,555주를 모두 판매하며 약 1조7700억 달러(약 2687조74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다.
▲ 블랙록, 50억 달러 이상 투자 주문
IPO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기관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투자 수요였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소 50억 달러 규모의 스페이스X 주식 매입 주문을 제출했다.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이에 버금가는 대규모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대형 IPO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이 상당한 규모의 주문을 제출하지만, 이번 스페이스X 사례는 기존 시장 관행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 최대 IPO였던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 시스템즈(Cerebras Systems)가 조달한 전체 공모 금액이 55억5천만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블랙록 한 곳의 주문 규모만으로도 올해 최대 IPO 규모에 근접한 셈이다.

일론 머스크(Photo :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개인투자자 주문만 700억 달러 돌파
기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신청한 청약 규모는 7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각국 국부펀드와 초고액 자산가들이 운영하는 패밀리오피스들도 대거 참여했다. 특히 한 패밀리오피스는 10억 달러가 넘는 단일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IPO 시장에서는 원하는 물량보다 훨씬 많은 주문을 넣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스페이스X 공모는 수요 자체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머스크 CEO의 이례적 공모 방식도 흥행
이번 IPO는 일반적인 상장 절차와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통상 기업들은 공모 희망가 범위를 먼저 제시한 뒤 투자자 수요를 반영해 최종 공모가를 결정한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주당 135달러라는 단일 가격을 제시하는 이른바 '받거나 말거나(Take-it-or-leave-it)'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시장은 머스크 CEO의 브랜드 파워와 스페이스X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머스크 CEO는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물량 비중을 통상적인 수준보다 크게 확대해 최대 30% 수준까지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 AI 사업이 기업가치 핵심 변수
흥미로운 점은 현재 스페이스X가 아직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1조7,700억 달러라는 초대형 기업가치를 인정한 배경에는 우주산업뿐 아니라 인공지능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최근 AI 사업 부문을 본격 육성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향후 AI와 위성통신, 데이터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새로운 성장 동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현재 기업가치 상당 부분은 기존 사업의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