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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금리 인상 늦출 이유 없다"…물가 안정 최우선

한국은행 창립 76주년을 맞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하반기 통화정책 방향과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신 총재는 최근 국내 경제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불안, 환율 변동성 등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 반도체 호황에 예상 뛰어넘는 성장세

신 총재는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전기 대비 1.8% 성장하며 당초 전망을 크게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 효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5%를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확장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국내총소득(GDI)과 국민총소득(GNI) 역시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실질 구매력이 크게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 성장세 이어지겠지만 반도체 의존도 확대는 부담

신 총재는 향후에도 글로벌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이어지면서 국내 경제가 견조한 성장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명목 GDP 증가에 따른 세수 확대와 소득 개선, 투자 증가 등이 내수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경제 성장의 상당 부분이 IT 및 반도체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 간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 중동전쟁 장기화로 커진 물가 상승 압력

신 총재는 최근 가장 우려되는 요인으로 물가 상승세를 꼽았다.

중동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본격화됐고, 이에 따라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근원물가도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대 중반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 상승세가 소비자물가를 웃돌고 있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 물가 안정 위해 기준금리 인상 필요

신 총재는 현재 경제 상황이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간의 상충 관계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적절한 시기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물가 상승 부담이 저소득층에 더욱 크게 작용하는 만큼 선제적 물가 대응은 취약계층 보호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
신현송 한은 총재(Photo : [연합뉴스 제공])

▲ 가계부채·부동산 시장 불안도 주요 위험요인

신 총재는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요인도 상세히 언급했다.

수도권 주택가격과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추가 상승 기대도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주식시장의 급등 과정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이른바 '빚투'가 증가하면서 가계대출 규모도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차입 투자 확대는 시장 조정 시 개인 손실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환율은 높은 수준이지만 점진적 안정 예상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의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 총재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기업 투자 확대가 원화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환율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환율이 단순한 시장 흐름뿐 아니라 경제의 기초 체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 다시 확인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개혁 추진

신 총재는 중장기 과제로 원화 국제화를 제시했다.

다음 달 예정된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향후 추진될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구축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외환시장 심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역외선물환(NDF) 거래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하고 외환시장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 AI 시대 성장잠재력 확충 위한 투자 강조

신 총재는 현재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국내 제조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의 성과 상당 부분이 외부 환경 개선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기술 발전과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확충된 재정 여력과 기업 자금을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세대·계층 간 양극화 완화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 구조개혁 과제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 "햇볕 비칠 때 지붕 고쳐야" 미래 대비 주문

신 총재는 기념사 말미에서 "햇볕이 비칠 때 지붕을 고쳐야 한다"는 격언을 인용하며 미래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과 AI 시대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은행 구성원들에게 중앙은행의 신뢰와 국가 경제 안정이라는 사명을 잊지 말고 역량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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