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미국 기업이 개발한 최첨단 인공지능(AI) 모델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Trusted Partners)'에게만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첨단 AI 기술에 대한 해외 접근을 제한하는 가운데, 동맹국을 중심으로 제한적 개방을 추진하는 절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논의는 AI 기술이 경제 경쟁력을 넘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
▲ G7 정상회의서 AI 접근권 확대 논의
17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미국 AI 기업들이 개발한 첨단 AI 모델에 대한 접근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대상에는 앤트로픽(Anthropic)이 개발한 최신 AI 모델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각국 대표단은 미국 측과의 협의를 통해 일부 국가와 기업에 한해 예외적으로 첨단 AI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논의는 프랑스 휴양도시 에비앙레뱅(Evian-les-Bains)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기간 중 진행됐다.
▲ 트럼프 행정부의 AI 통제 정책 영향
논의 배경에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AI 통제 강화 조치가 자리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주 자사의 최첨단 AI 모델인 '페이블 5(Fable 5)'와 '미토스 5(Mythos 5)'에 대한 해외 이용자 접근을 전면 차단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미국 기업들에게 외국인의 첨단 AI 모델 사용을 제한하도록 지시한 이후 이뤄진 조치였다.
미국 정부는 첨단 AI가 군사·정보·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통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개념 부상
논의에 참여한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상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과 G7 국가 대표들이 AI 접근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국가뿐 아니라 특정 기업까지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미국의 안보 기준을 충족하는 동맹국 정부나 기업에 한해 첨단 AI 모델 사용을 허용하는 체계가 검토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전면 개방과 전면 차단 사이에서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됐다.

G7(Photo : [AP/연합뉴스 제공])
▲ 중국 견제 위한 AI 동맹 강화
만약 관련 합의가 성사될 경우 G7 국가들은 첨단 AI 모델을 활용해 사이버 보안 역량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체계 구축에 AI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된다.
AI 기반 위협 탐지와 취약점 분석, 실시간 보안 대응 능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의가 사실상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디지털 안보 동맹 구축 시도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 미국 "동맹국과 긴밀히 협의 중"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동맹국들과 AI 정책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안보 문제 해결을 위해 앤트로픽 모델과 관련한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이 첨단 AI 기술 보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동맹국들과의 협력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 빅테크 AI 기업들도 정책 논의 참여
AI 업계 주요 기업들도 이번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앤트로픽과 오픈AI, 구글 경영진은 G7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리는 실무 오찬에 참석해 AI 규제와 인프라, 네트워크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첨단 AI 기술이 단순한 민간 산업을 넘어 국가 정책 차원의 핵심 의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향후 글로벌 AI 규제 체계 구축 과정에서 이들 기업의 영향력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 미토스 모델 둘러싼 안보 우려
특히 논란의 중심에는 앤트로픽의 '미토스' 모델이 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미토스가 컴퓨터 코드의 취약점을 탐지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만큼 방어뿐 아니라 공격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기술이 금융기관이나 국가 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역량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 역시 미토스 모델에 대한 접근 권한을 요청해 기술적 영향력을 연구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의료·전력 분야서 이미 활용 사례 존재
트럼프 행정부의 제한 조치 이전에는 앤트로픽이 15개국 이상의 일부 기관에 미토스 접근 권한을 제공해왔다.
이들 기관은 해당 AI를 활용해 자사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점검하고 방어 능력을 강화했다.
사용 기관에는 의료와 통신, 전력, 수도 등 국가 핵심 인프라 관련 조직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첨단 AI가 이미 국가 기간산업 보호에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