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초여름, 수도권을 뒤덮는 '공포의 러브버그' 목격담이 쏟아지는 가운데, 생태계에 이로운 '익충'임에도 기후 변화의 그림자 아래 시민들의 일상을 위협하며 지자체와 전문가들이 현명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 2026년 6월 19일, 초여름 문턱에 접어든 수도권이 '러브버그'의 재출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수도권 곳곳에서 러브버그 목격담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며 시민들의 불편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 유리에 수십 마리가 붙어 있었다」, 「등산로에 검은 벌레 떼가 날아다닌다」는 등의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떼 지어 날아다니거나 건물 외벽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에 시민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이 곤충의 정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다. 암수가 꼬리를 맞대고 비행하는 모습이 마치 사랑을 나누는 듯하다고 하여 '러브버그'라는 별칭이 붙었다. 검은 몸통에 붉은색 가슴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2년 서울 서북권과 인천 일대에서 대량 발생하며 처음 목격된 이후, 매년 여름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초여름 불청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징그러운 겉모습 때문에 해충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러브버그는 사실 사람을 물거나 독,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이다. 유충은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성충은 꽃가루받이를 돕는 등 생태계에 이로운 역할을 한다.
[사진=AI 생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량 발생 시 시민들이 겪는 불편은 현실적이다. 차량 도장 면 손상, 운전 시 시야 방해, 건물 외벽이나 창문에 붙어 불쾌감을 주는 등 일상생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성충의 수명은 1주일 안팎으로 짧고 대량 발생도 2~3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기간 동안의 불편은 무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는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번식이 활발한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 일본 오키나와, 대만 등 아열대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곤충이다. 평균 기온 상승과 겨울이 짧아지는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러브버그의 국내 서식 및 대량 번식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다른 유익한 곤충이나 환경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한다. 대신 야간 불빛 최소화, 방충망 점검, 차량 관리(주기적인 세차), 그리고 밝은 색 옷차림 등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으로 권장된다.
한편, 지자체도 러브버그로 인한 시민들의 생활 불편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천광역시(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주관)는 지난 18일 '러브버그 생활불편 대처방안 모색 간담회'를 개최했다. 문수철 기자와 장현일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는 민·관·연 관계자들이 참석해 시민 참여형 대응체계 구축 등 다양한 해결 방안을 논의하며 머리를 맞댔다.
러브버그는 생태계에 이로운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로 인한 개체 수 급증은 시민 생활에 직접적인 불편을 초래하는 현실적 문제다. 인천시의 사례처럼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자체와 시민, 그리고 전문가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현명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