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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ASML에 중국 내 노광 장비 반입 의혹 제기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최첨단 노광장비가 중국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도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핵심 장비인 EUV 노광장비를 둘러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미국, ASML에 장비 유입 우려 전달

1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ASML 고위 경영진과의 여러 차례 회동에서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일부가 중국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해당 장비가 미국 주도의 수출 제한 조치를 위반해 중국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핵심 쟁점은 EUV 노광장비

논란의 중심에는 EUV, 즉 극자외선 노광장비가 있다.

EUV 장비는 초미세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로,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이다.

ASML은 전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EUV 장비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ASML의 최첨단 EUV 장비는 스쿨버스 크기에 달하고 무게만 약 180톤에 이르는 대형 장비다. 생산 수량도 제한적이며, 운용 과정에서도 ASML 직원들의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 ASML "중국에 EUV 장비 보낸 적 없다" 반박

ASML은 미국 측 우려에 대해 강하게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 대변인은 블룸버그에 "ASML은 중국에 EUV 장비를 배송한 적이 없으며, EUV 장비에 사용되도록 특별히 설계된 부품이나 모듈, 장비도 중국에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ASML은 EUV 장비가 극소량만 생산되고 운송과 설치, 유지보수 과정에서 회사의 직접적인 관리가 필수적인 만큼 몰래 중국으로 유입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는 미국 측이 제기한 우려와 ASML의 기술적·운영상 설명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중국의 자체 EUV 개발도 변수

이번 논란은 중국의 자체 EUV 개발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다.

로이터는 지난해 12월 중국 과학자들이 EUV 장비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ASML 출신 전직 엔지니어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판 '맨해튼 프로젝트'로 묘사되기도 했다.

중국이 실제로 EUV 기술 확보에 성공할 경우 미국의 대중 반도체 통제 전략은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다만 EUV 장비는 광원, 렌즈, 정밀 제어, 소재, 유지보수 등 수많은 첨단 기술이 결합된 복합 시스템이어서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많다.

▲ 반도체 장비 통제, 미중 갈등 핵심으로 부상

미국은 최근 수년간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강화해 왔다.

특히 AI 반도체와 첨단 제조장비는 중국의 군사·기술 역량 강화와 직결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강력한 규제 대상이 됐다.

ASML 장비는 이 통제 체계의 핵심에 있다.

중국이 EUV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최첨단 반도체 양산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SML은 단순한 민간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전략적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네덜란드 기업 ASML에 커지는 외교적 부담

ASML은 네덜란드 기업이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은 동맹국들과 협력해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해 왔으며, 네덜란드 정부 역시 ASML의 중국 수출 허가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ASML의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이기도 하다.

따라서 ASML은 미국과 유럽의 안보 규제, 중국 시장 수요, 기업의 상업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복잡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ASML
ASML(Photo :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

이번 의혹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미국이 ASML 장비의 중국 유입 가능성을 공식 문제 삼을 경우, 향후 장비 수출 심사와 고객 관리, 유지보수 통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장비 조달과 생산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첨단 장비 공급이 더 엄격하게 관리되면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 속도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 기술 패권 경쟁 장기화 신호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장비 유출 의혹을 넘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장기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자립을 지연시키려 하고, 중국은 수입 통제에 맞서 자체 장비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ASML EUV 장비를 둘러싼 논란은 이 경쟁의 가장 민감한 지점을 보여준다.

향후 미국과 ASML, 네덜란드 정부가 해당 의혹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대중 반도체 통제의 강도와 글로벌 장비 시장의 질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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