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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10년, 영국은 더 강해졌나…파운드 약세·성장 정체

2016년 영국 국민들이 선택한 브렉시트(Brexit)는 단순한 유럽연합(EU) 탈퇴를 넘어 영국의 경제와 정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당시 브렉시트 지지 진영은 이민 통제권 회복과 경제적 자율성 확대, 글로벌 무역 확대를 약속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영국은 성장 둔화와 통화 가치 하락, 정치적 불안정이라는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반면 EU와의 관계 재정립과 독자적 정책 운용이라는 성과도 동시에 거론된다.

브렉시트 10주년을 맞아 영국 경제와 정치가 걸어온 지난 10년의 변화를 짚어본다.

▲ 브렉시트 10년, 영국 정치의 변화

2016년 6월 23일, 영국은 유럽연합(EU) 잔류 여부를 묻는 역사적인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브렉시트 찬성 52%, 반대 48%로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됐다.

이 결정 직후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했고,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폭락했다.

투표를 주도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는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그 이후 영국은 긴 혼란의 시간을 보냈다. 캐머런의 후임 테레사 메이 총리는 세 차례나 의회에서 탈퇴 합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채 물러났고, 결국 2020년 보리스 존슨 총리 시대에 이르러서야 브렉시트가 공식적으로 단행되었다.

브렉시트 진영은 이민 정책의 주권을 되찾고, 의료 서비스 예산을 확보하며, 전 세계와 새로운 무역 협정을 맺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10년이 지난 지금, 영국 사회는 여전히 브렉시트의 그림자 아래 놓여 있다.

▲ 경제적 성적표: 브렉시트 부양 효과의 부재

영국 경제는 가장 큰 무역 파트너였던 EU와의 관계를 재설정한 이후 눈에 띄는 경제적 도약을 이루지 못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글로벌 악재가 있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브렉시트의 타격은 뼈아팠다고 23일(현지 시각) CNBC는 평가했다.

스탠퍼드 대학의 니콜라스 블룸 교수는 2025년 기준 브렉시트가 영국 GDP를 6~8%가량 감소시켰다고 추정했다.

그는 브렉시트 과정에서 발생한 장기적인 불확실성, 수요 감소, 경영 자원의 낭비,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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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F20260622236901009(Photo : [AFP/연합뉴스 제공])

▲ 이민 정책의 역설: EU 유입 감소와 비EU 유입의 급증

당초 '이민 정책의 주권 회복'을 약속했던 브렉시트의 의도와 달리, 결과는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현재 영국은 EU 국가들과의 이민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비EU 국가로부터의 이민은 급증했다. 이는 심각한 노동력 부족 현상과 유학생 증가, 우크라이나 등 긴급 비자 프로그램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반면 유럽인들의 영국 유입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주 관측소(Migration Observatory)의 5월 브리핑에 따르면 2022년 EU 순이민은 마이너스로 전환되었다.

브렉시트 이후 새로운 이민 시스템이 EU 시민들의 영국 이주 기회를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며, 실제 EU 시민들 사이에서 워킹 비자 신청률도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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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20260622159101009(Photo : [EPA/연합뉴스 제공])

▲ 통화 가치와 물가: 10년째 제자리걸음인 파운드화

브렉시트의 경제적 타격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파운드화의 가치다.

파운드화는 투표 이후 폭락한 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로화와 달러화 대비 투표 이전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컨베라(Convera)에 따르면 파운드화는 보통 2016년 6월 가치보다 약 10%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컨베라 분석 결과, 국민투표 이전 10년간 평균 1.27유로였던 파운드/유로 환율은 투표 이후 1.16유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식량, 에너지, 원자재를 대량 수입하는 영국 입장에서 수입 물가가 치솟았고, 이는 영국 시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직접적으로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 증시의 명암: FTSE 100과 250의 격차

런던 자본 시장 또한 브렉시트의 여파로 무거운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FTSE 100 지수와 영국 내수 중심의 FTSE 250 지수 간의 성과 차이가 이를 증명한다.

주피터의 크리스 스미스는 영국 주식 시장이 여전히 기업과 투자자의 신뢰를 짓누르는 브렉시트라는 결정의 흉터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FTSE 100은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영국 내수 중심의 FTSE 250은 파운드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자본 비용 상승으로 인해 더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가 AI와 기술주를 중심으로 장기간 강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영국의 주식 시장은 지난 10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

▲ 무역 파트너로서의 EU

EU는 여전히 8,000억 유로 이상의 수입과 수출을 차지하는 영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다.

2025년 기준으로도 영국 전체 수출의 41%, 수입의 50%가 EU를 통해 이루어졌다.

양측은 2021년 1월 새로운 무역 협정을 체결하여 관세나 쿼터 부과를 막았으나, 브렉시트 이전의 긴밀한 교역 환경과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 정권의 잦은 교체: 10년간 일곱 번째 총리를 향해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정치권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브렉시트 투표 다음 날 캐머런이 사임할 당시 그는 6년째 재임 중이었다.

그 전임자인 고든 브라운은 3년, 토니 블레어는 10년간 집권했다.

그러나 국민투표 이후 그 어떤 총리도 3년을 넘기지 못했고, 한 총리는 겨우 49일 만에 물러나기도 했다.

최근 키어 스타머 총리는 유럽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했으나, 리더십 도전에 직면하며 사임했다. 이로써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10년 동안 무려 일곱 명의 총리를 맞이하게 되었다.

브렉시트의 최종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적어도 지난 10년은 영국이 EU 탈퇴의 비용과 효과를 동시에 경험한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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