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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만원 소송, 성매매 숙소…'강제노동 덫' 이주노동자 절규

폭력과 협박에 3년간 고통받고 성매매 집결지 내 숙소에 감금되며 비자 문제로 미등록 노동자까지 내몰린 이주노동자들이 2026년 6월 28일 민주노총 증언대회에서 '강제노동의 덫'에 갇힌 참혹한 현실을 고발하고 고용허가제 개편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사무실에서 '강제노동의 덫, 이주노동자 피해 사례 증언대회'를 개최하고, 고용허가제 E-9 비전문취업 및 E-7-3 특정활동 비자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참혹한 현실을 집중 조명했다. 증언대회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 변경의 자유 부재와 비자 제도의 경직성으로 인해 인권 침해와 노동 착취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방글라데시 출신 E-9 비자 노동자 A씨는 2022년 9월부터 3년간 사업주로부터 욕설과 폭력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사장은 A씨에게 530만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하며 압박했다. A씨는 『사장 허락 없이는 사업장을 바꿀 수 없었다』며 강제노동 상황을 고발하고, 『사장님이 허락 안 해주면 회사를 바꾸지 못하는 법은 꼭 고쳐야 한다』고 절규했다.

캄보디아 출신 B씨는 사장에게 『죽은 사람처럼 지내라』는 협박을 들으며 휴업수당조차 받지 못한 채 일해야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B씨가 살았던 숙소가 성매매 집결지 내에 위치했으며, 월 30만~50만원의 높은 월세를 지불해야 했다는 점이다. B씨는 『밤에는 집 주변 어둠 속에 남자들이 어슬렁거려서 혼자 나갈 엄두를 못 냈다』며 공포에 떨었던 날들을 회상했다.

또 다른 캄보디아 출신 C씨는 농수로 옆 비닐하우스 숙소에 살며 월 25만원을 숙소 사용료로 공제당했다. 난방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 속에서 밤낮없이 일했지만, 야간 수당은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C씨는 열악한 주거 환경과 노동 착취가 이주노동자들의 일상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됐다.

530만원 소송, 성매매 숙소…'강제노동 덫' 이주노동자 절규
[사진=연합뉴스]

E-7-3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스리랑카 출신 D씨의 사례는 현행 비자 제도의 경직성이 이주노동자들을 어떻게 미등록 노동으로 내모는지 보여줬다. D씨는 2024년 2월 퇴사 이후 다른 일자리를 찾지 못해 결국 미등록 노동에 내몰렸다. 비자 변경에는 100만~400만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D씨는 호소하며, 『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간절히 요청했다.

김현주 울산이주민센터 센터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라는 신분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고 차별을 겪는 일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호세아 민주노총 정책차장은 『정부의 제도는 피해 발생 후의 사후 대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점을 꼬집었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사업장 변경을 극히 제한하고 있어, 이주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사업주에게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 권리 보장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하며, 이주노동자들이 강제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의 이주노동 정책이 피해 발생 후의 수습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주에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자리를 바꿀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실질적인 인권 보호와 강제노동 예방을 위한 핵심 대안이다. 현행 제도의 근본적인 개편 없이는 이주노동자들의 참혹한 고통은 계속될 것이라는 시사점으로 이날 증언대회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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