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과 같은 2.6%로 유지했다.
계엄 사태와 중동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소비 회복과 반도체 수출 호조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 전망에 대해서도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 성장률 전망 유지…소비·반도체가 성장 견인
OECD는 2일 발표한 '2026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6%, 내년 성장률을 1.9%로 제시하며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OECD는 민간 소비 회복과 정부의 재정 정책,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 강세가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계엄 사태로 위축됐던 소비심리는 확장 재정과 소비쿠폰 지급 등의 정책 효과로 회복세를 나타냈으며, 소비쿠폰은 소비 활성화와 소상공인 경기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 중동 전쟁 충격 제한적…재정 부담은 과제
OECD는 올해 초 발생한 중동 전쟁에도 정부의 신속한 위기 대응으로 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다만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정책은 상당한 재정 부담을 수반하는 데다 고소득층에도 동일한 혜택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정책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 "반도체 호황 종료 판단은 이르다"
반도체 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욘 파렐리우센 OECD 한국·스웨덴 데스크 한국경제담당관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 전망과 관련해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경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OECD는 반도체 산업의 높은 생산성을 다른 산업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향후 한국 경제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반도체 산업으로 기업 간 생산성 격차가 확대되면 소득 격차도 커질 수 있다"며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다른 산업의 생산성도 함께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소비·투자 회복 기대…수출 증가세는 둔화 전망
OECD는 민간 소비 증가율을 올해 2.2%, 내년 2.1%로 전망했다. 정부 소비는 각각 2.9%,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 투자는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단기적으로 위축되겠지만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설비 및 건설투자를 포함한 총고정자본형성은 올해 2.1%, 내년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올해 6.0% 증가한 뒤 내년에는 1.9%로 증가 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 증가율은 올해 4.4%, 내년 2.1%로 제시했다.

수출[연합뉴스 제공]
▲ 물가는 2%대 안정 전망…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
OECD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2.6%, 내년 2.2%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단기적인 물가 압력은 존재하지만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은 일시적인 에너지 가격 충격보다 장기적인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한국은행이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부채 전망 상향…재정 건전성 강화 주문
OECD는 GDP 대비 경상수지를 올해 12.3%, 내년 9.9%로 전망했다.
반면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올해 51.4%, 내년 52.3%로 제시하며 기존 전망보다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금융자산 관련 통계 오류를 수정하면서 지난해 정부 부채 비율이 기존 45.8%에서 50.4%로 정정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OECD는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재정 건전성 확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글러스 서더랜드 OECD 경제검토국 국가분석실장은 초과 세수는 경제 성장과 국가 부채 상환, 교육·훈련 투자 등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주택·무역 구조 개선도 과제로 제시
OECD는 정부의 서울 중심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수급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수요 관리 정책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역 부문에서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를 완화하기 위해 다자 및 양자 무역협정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를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으로 확산시켜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