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장마가 시작된 7월 초, 편의점 이마트24의 매출 데이터에서 '장마철 막걸리'라는 오랜 공식이 무색하게 무알콜 와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93% 폭증하며 새로운 소비 지형을 드러냈다.
이마트24가 2026년 7월 1일부터 8일까지 중부권 장마 시작 시점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기존의 장마철 소비 공식을 뒤엎는 주류 시장의 대반전이 확인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무알콜(비알콜) 와인 매출의 폭발적인 증가였다. 무알콜 와인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93%라는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며 편의점 주류 판매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도수 없는 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는 무알콜 맥주 판매량 33% 증가로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로제·스파클링 와인(14% 증가), 양주(12% 증가) 등도 판매량이 늘어 전체적으로 주류 소비가 다양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비 오는 날 '막걸리 한 잔'이라는 오랜 통념은 이제 옛말이 된 듯하다. 장마철 대표 주류로 꼽히던 막걸리 판매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며, 무알콜 주류의 약진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술의 도수보다는 취향과 분위기를 중시하며 '도수가 없는 술'을 선택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장마철 특수 상황에도 깊숙이 스며들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진=연합뉴스]
장마철의 변화된 소비 패턴은 주류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길어진 장마 기간과 실내 활동 증가라는 기상 요인은 우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252% 급증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갑작스러운 비에 대비하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한다.
외부 활동 대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집밥' 수요도 뚜렷하게 증가했다. 계란 매출이 37% 늘며 집밥의 기본 재료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고, 냉장 식재(16%), 두부·콩나물(13%), 과일·채소(13%) 등 신선 식재료 전반의 판매도 고르게 증가했다.
반대로 야외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품목들은 큰 폭의 매출 감소를 겪었다. 햇볕을 가릴 필요가 없어진 자외선차단제는 47% 감소했으며, 외부에서 더위를 식히는 데 쓰이던 손 선풍기 등 디지털·가전 제품 매출도 29% 줄었다. 이러한 수치들은 장마가 소비자들의 생활 반경을 실내로 집중시키고, 외부 활동 관련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켰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로 풀이된다.
이마트24의 7월 초 매출 분석 데이터는 단순한 날씨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을 넘어, 2026년 현재 소비자들의 깊어진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새로운 취향을 반영하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 '무알콜 주류 선호'와 '집콕 트렌드'로 대표되는 소비 행태는 장마철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도 확고한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변화된 소비자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의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전략을 수립하고 상품 구색을 맞춰나갈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대한 발빠른 대응 여부가 미래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