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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 前 테러범 송환 불씨, 니카라과-이탈리아 외교 단절 파국

48년 전 테러 사건 용의자 송환 문제가 결국 외교 단절이라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중남미 니카라과가 지난 7월 16일(현지시각) 유럽 이탈리아와의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며 양국 관계가 극단으로 치달았다. 이번 단교는 안토니오 타자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7월 15일 「범죄자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할 수 없다」며 붉은여단 테러리스트 알라시오 카시미리 송환을 요구하는 비판 발언을 한 지 하루 만에 전격 단행됐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알라시오 카시미리는 48년 전인 1978년 발생한 알도 모로 전 이탈리아 총리 납치·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사건 이후 1983년 니카라과로 망명했으며, 1989년 니카라과 시민권을 취득했다. 현재 카시미리는 니카라과 여성과 결혼해 수도 마나과에서 이탈리아 식당을 운영하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48년 前 테러범 송환 불씨, 니카라과-이탈리아 외교 단절 파국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는 수십 년간 카시미리의 송환을 요구해왔으나, 니카라과는 자국 헌법상 자국민 인도를 금지하고 있으며 양국 간 범죄인 인도 조약도 체결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이를 거부해왔다. 1993년 이탈리아 정부가 카시미리의 니카라과 국적 박탈을 시도했으나, 1999년 니카라과 대법원이 이를 불허하며 송환 문제는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이러한 법적, 외교적 대립은 오랜 갈등의 씨앗이 되어왔다.

안토니오 타자니 외무장관의 단호한 발언은 이탈리아의 오랜 불만을 대변한 것이었으나, 니카라과는 이를 주권 침해로 해석하며 외교 단절이라는 초유의 강경 대응으로 맞섰다. 한 개인의 송환을 둘러싼 국가 간의 오랜 법적, 외교적 대립이 결국 외교 단절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진 아이러니가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이번 단교는 주권과 법적 원칙, 그리고 과거사 정리라는 국제 외교의 민감한 사안들이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48년 전의 그림자가 2026년 7월 16일, 양국 외교의 끈을 끊어버린 가운데, 니카라과와 이탈리아 관계의 장기적 악화 가능성과 국제 외교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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