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6명→수천 개 지부, 피살된 알반나…2026년 중동 혼돈의 씨앗

2026년 현재에도 중동 정치의 복잡한 실타래를 풀기 위해선 반드시 이 인물을 알아야 한다. 이슬람을 국가 운영 원리로 재해석한 인물, 하산 알반나. 그가 던진 문제의식이 오늘날까지 중동의 갈등과 논쟁의 뿌리가 되고 있다.

1906년 이집트 알마흐무디야에서 태어난 알반나는 영국 식민 통치 하의 이집트에서 이슬람 사회의 위기를 절감했다. 카이로의 다르 알울룸에서 교육받은 그는 이슬람을 개인 신앙을 넘어 국가와 사회를 운영하는 총체적 원리로 재해석하며 대중운동을 통한 사회개혁을 꿈꿨다.

이러한 비전은 1928년 수에즈운하 회사의 이스마일리아 지부에서 현실이 됐다. 알반나는 운하회사 노동자 6명과 함께 이슬람주의 조직 무슬림형제단을 창설했다. 초기 무슬림형제단은 무력 혁명 대신 학교 설립, 교육 활동, 복지 사업 등 사회 개혁에 집중하며 민간 단체로서 유례없는 폭발적 성장을 이뤘다. 1940년대 후반에는 이집트 전국에 수천 개의 지부를 거느릴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그러나 급증하는 영향력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조직이 점차 폭력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논란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1948년 12월, 누크라시 파샤 총리는 무슬림형제단을 불법 단체로 규정하고 해산을 명령했다. 조직 불법화 선언 두 달 뒤인 1949년 2월, 하산 알반나는 카이로에서 42세의 젊은 나이로 의문의 피살을 당했다. 무력 혁명이 아닌 학교와 복지를 통한 사회개혁을 추구했던 그의 죽음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6명→수천 개 지부, 피살된 알반나…2026년 중동 혼돈의 씨앗
[사진=연합뉴스]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알반나의 사상은 현대 이슬람주의의 토대가 되었다. 그의 사후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며 정치 이슬람의 대표적인 조직으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 이른바 '아랍의 봄' 이후, 무슬림형제단 출신 무함마드 무르시가 이집트 대통령에 당선되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는 알반나의 비전이 현실화되는 듯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승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3년 군부 쿠데타로 무르시 대통령은 축출되었고, 무슬림형제단은 다시 이집트에서 활동이 금지되며 지하로 숨어들었다. 2026년 07월 18일 현재까지도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뿐 아니라 중동 전체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서정민 교수는 「알반나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현대 중동 정치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알반나가 20세기 초 던진 이슬람을 국가와 사회 운영 원리로 체계화하려는 문제의식은 2026년 현재에도 중동 각국에서 정치 이슬람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과 논쟁의 출발점이다. 그의 유산은 현대 중동 정치 이해의 필수 요소이며, 그에 대한 평가와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사회

글로벌

정치/사회

기업/산업

경제

국내 증시

부동산

라이프

6명→수천 개 지부, 피살된 알반나…2026년 중동 혼돈의 씨앗 : 문화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