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기계실 급수펌프 소음을 숨기고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한 매도인에게 법원이 「중대한 하자」를 이유로 계약 해제와 함께 5천만원대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며, 부동산 거래 시 매도인의 고지의무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6년 7월 19일, 전주지법 민사부(천무환 부장판사)는 매도자 B씨에게 매수자 A씨의 매매계약 해제 청구를 받아들여 총 5천226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소음을 숨기고 아파트를 매매한 매도인에게 법원이 내린 파격적인 「철퇴」로 평가받는다.
매수자 A씨는 2024년 12월 23일, 4천800만원에 전주시 완산구의 한 아파트를 매입하며 내 집 마련의 부푼 꿈을 안았다. 새 보금자리를 단장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입주 후 A씨의 꿈은 악몽으로 변했다. 거실, 안방, 작은방에서 하루 8번, 10~16분간 지속되는 큰 소음이 울려 퍼진 것이다. 특히 작은방 소음은 「공동주택관리법」 및 「소음·진동관리법」 기준치를 초과하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참다못한 A씨는 해당 소음이 「부동산으로서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중대한 하자」라며, 매도인 B씨에게 매매계약 해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재판부는 매도인 B씨가 매매 이전에 소음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밖에 없었음에도 A씨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천무환 부장판사는 「매수자 A씨가 소음 존재를 알았더라면 이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B씨의 고지의무 위반이 계약 해제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전주지법 민사부는 B씨에게 매매대금 4천800만원과 손해배상금 426만원(공인중개사 수수료)을 합한 총 5천226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가 주장한 다른 손해배상 청구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번 전주지법의 판결은 주택 거래에서 매도인의 고지의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명확히 보여주는 선례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생활 소음이 주택의 「중대한 하자」로 인정되어 매매계약 해제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매매 시 꼼꼼한 현장 확인과 투명한 정보 공유가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숨겨진 하자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