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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中이 이끄는 e스포츠…LoL 우승 韓, 잔치 속 위기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e스포츠 월드컵(EWC) 2026이 사우디 오일머니와 중국의 생태계 장악으로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만들어가는 가운데,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은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 뒤 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기라는 새로운 시험대에 직면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대회로 발돋움한 EWC 2026은 지난 7월 8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투자를 등에 업은 이 대회는 FIFA 월드컵 못지않은 글로벌 e스포츠 축제로 성장했다. 특히 7월 19일 마무리된 EWC 리그 오브 레전드(LoL) 토너먼트에서는 한국 팀 디플러스 기아(DK)가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LoL 4강 진출팀 중 3팀이 한국 팀이었으며, T1의 '페이커' 이상혁은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EWC 및 e스포츠 네이션스컵(ENC) 공식 앰버서더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한국 선수들의 위상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 뒤에는 한국 e스포츠 산업 생태계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EWC 24개 종목 중 한국 개발 게임은 'PUBG: 배틀그라운드'와 '크로스파이어'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모바일 게임인 '프리파이어', '모바일 레전드', '왕자영요' 등 중국 개발 게임들의 강세 속에서 존재감이 약화되는 추세다. 대회 현장 스폰서십 부문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대표 기업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반면, 중국 레노버와 OBSBOT이 대거 참여하며 독점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우디·中이 이끄는 e스포츠…LoL 우승 韓, 잔치 속 위기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e스포츠 질서는 사우디의 자본력과 함께 중국의 주도 아래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EWC를 주최하는 EF는 2025년 초 중국 텐센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텐센트의 방대한 네트워크와 e스포츠 노하우를 EWC와 ENC에 적극 도입했다. 이는 중국이 단순한 시장을 넘어 e스포츠 생태계의 핵심 주체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중국은 2024년부터 35개국 투표를 통해 국제표준화기구(ISO) e스포츠 표준 제작의 의장국을 차지하며 산업 표준까지 주도하는 상황이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자부심과 스타 플레이어들의 화려한 성과에만 머무를 경우, 한국 e스포츠 산업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디 자본과 중국의 표준화 움직임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판세 속에서 한국 e스포츠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e스포츠협회(KeSPA) 등 관계 기관의 시급한 위기의식과 구체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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