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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곤봉」 충돌 남중국해…이란發 위기 속 미중러, 마닐라 3일 외교 격전

이란 전쟁 재격화로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2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세안 외교장관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역내 평화와 에너지 안보를 외치는 아세안의 목소리 위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등 미중러 외교 수장들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며 동남아시아에 외교 격전의 서막을 알렸다.

사흘간 진행될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는 미국-이란 전쟁 재개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로 인한 중동발 에너지 공급 불안이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공동성명 초안에서 「중동의 모든 전선에서 완전하고 즉각적인 적대 행위 중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지속적인 통행 복원」을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다.

아세안은 위기 대응을 위한 내부 에너지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한다. 아세안석유안보협정(APSA)의 신속 비준 추진과 지난 5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아세안전력망(APG) 구축 실행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세계 강대국들의 외교 수장들이 총집결하며 회의장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모두 마닐라를 찾았다.

「나무 곤봉」 충돌 남중국해…이란發 위기 속 미중러, 마닐라 3일 외교 격전
[사진=연합뉴스]

루비오 장관은 22일 아세안 외교장관들과의 회의에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정책 유지 의지를 강조하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무역을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하려는 강대국 통제 하에 들어가면 심각하고 새로운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는 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왕이 주임은 같은 날 아세안 외교장관들과 남중국해 행동강령 마련 협상 상황을 협의하고, 테레사 라사로 필리핀 외교장관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논의한다. 최근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에서는 중국 해경 모터보트가 필리핀 군함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중국 측이 나무 곤봉 등으로 필리핀 해군 병사를 폭행했다는 필리핀군의 주장이 나왔으며, 중국은 필리핀 측이 먼저 공격했다고 반박하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아세안은 역내 문제인 미얀마 내전 해결 방안도 논의한다. 군사정권 수장 출신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 정부와 5년여 만에 가진 외교장관 회의 결과가 이번 논의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의 정점은 23일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미중러 외교 수장 간 회담이다. 루비오 장관은 왕이 주임, 라브로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 대한 의향을 밝혔다. 이란 전쟁이라는 전 지구적 위기 속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안보와 지역 안정이라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시험대가 될 것이다. 동시에 미중러 강대국 외교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중동을 넘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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