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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유묵 '공수래공수거' 1억 원 낙찰…'샘터'의 쓸쓸한 퇴장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붓글씨 '공수래공수거'가 어제(21일) 온라인 경매에서 1억 원에 낙찰되며, 추정가의 2.5배를 뛰어넘는 이례적인 기록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낙찰가 1억 원은 당초 경매 시작가 1천500만 원은 물론, 추정가 1천900만~4천만 원을 크게 웃도는 파격적인 금액이다. 특히 추정가 상단인 4천만 원의 무려 2.5배에 달하는 수치로, 희소성과 작품성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이번 경매는 지난 7월 11일부터 케이옥션 프리미엄 온라인경매에서 진행되었으며, 치열한 응찰 경쟁 끝에 어제 마감됐다.

이 작품은 이병철 회장이 1981년 교양지 월간 '샘터'의 창립자인 고(故) 김재순 전 국회의장(1923~2016)에게 직접 써준 글씨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불교적 세계관을 담은 구절로, 재계 거목이었던 이 회장의 철학적 면모를 엿볼 수 있어 더욱 가치가 높게 평가되어 왔다. 오랫동안 월간 '샘터' 이사장실에 걸려 있던 이 유묵은 '샘터'의 역사와 함께해 온 상징적인 소장품이었다.

이병철 유묵 '공수래공수거' 1억 원 낙찰…'샘터'의 쓸쓸한 퇴장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작품에 깃든 '샘터'의 오랜 역사와는 달리, '샘터'는 현재 쓸쓸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창간 이래 수십 년간 대한민국 대표 교양지로 사랑받았던 월간 '샘터'는 심각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올해 1월호를 끝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 이번 경매에 이병철 회장의 유묵이 나온 것도 경영 악화로 인한 소장 컬렉션 정리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화유산의 쓸쓸한 퇴장이 아쉬움을 더한다.

이병철 회장의 '공수래공수거'는 '샘터'의 고난 속에서 새로운 주인을 찾아 경이로운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낙찰을 통해 명사들의 흔적이 담긴 유묵이 단순한 유물이 아닌, 현대에까지 강력한 문화적, 역사적 의미를 지니는 예술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낙찰자는 공개되지 않아 그 배경과 작품의 향후 거취에 대한 궁금증을 남기며, 한 시대의 마감과 새로운 시작의 교차점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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