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당시 국가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 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인적 관계와 특정 인물과의 연관성을 사실과 다르게 설명해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항소심과 대법원 판단은 물론 정당 재정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법원,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대선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가 쟁점이 됐다. 법원은 공소사실 가운데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발언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발언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윤우진 관련 발언 허위 인정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1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부분을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했다.
특검 수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해당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윤우진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피고인이 윤우진과의 친분과 신뢰관계 정도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윤석열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Photo : [연합뉴스 제공])
▲건진법사 관련 발언도 유죄 판단
법원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의 관계를 둘러싼 발언도 허위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월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전성배 씨를 당 관계자를 통해 소개받았으며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특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를 통해 전 씨를 처음 만난 뒤 10년 이상 관계를 유지해온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2013년경부터 친분을 유지하며 개인적·정치적 처지에 대해 반복적으로 조언을 받아온 인물과의 관계를 선거 과정에서 우연히 소개받은 것처럼 전면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유권자 판단 침해"…법원 엄중 질타
재판부는 허위 발언이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의 판단을 왜곡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건진법사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국정 운영에서 합리적 판단이 아닌 비공식적 영향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사안으로 유권자의 관심이 매우 컸다"며 "이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만큼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사실 공표죄가 보호하려는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번 범행으로 침해됐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며 이를 양형 이유로 제시했다.
▲형 확정 시 국민의힘 397억 원 반환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에도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다.
공직선거법은 대통령선거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득표율 15% 이상을 얻으면 국가가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후보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 원 이상 또는 그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해당 정당은 보전받은 선거비용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징역형 집행유예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만큼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당시 지급받은 397억 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이번 판결은 1심 판단으로 아직 법적 효력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항소할 경우 사건은 항소심과 대법원 판단을 거치게 되며, 최종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과 선거비용 반환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