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글로벌 반도체 악재에 코스피 9%대 폭락…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동시 발동

국내 증시가 미국 반도체주 급락과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 심리가 겹치면서 블랙먼데이를 방불케 하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장중 9% 넘게 하락하며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지만 낙폭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시장 전반에 극심한 공포 심리가 확산됐다.

28일 오전 11시 6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28.86포인트(9.31%) 하락한 6,126.89를 기록했다.

지수는 5.26% 하락한 채 출발한 뒤 장중 한때 6,109.51까지 밀리며 9.57%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 사이드카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시장 안정장치 총동원

급격한 매도세가 쏟아지면서 증시 안정장치도 잇따라 가동됐다.

오전 9시 6분에는 프로그램 매매 매도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전 10시 13분에는 코스피 시장 전체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후 거래는 재개됐지만 투자심리는 회복되지 못했다. 서킷브레이커 해제 이후에도 낙폭이 확대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여전히 강하게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7거래일 만에 반등하며 80.46까지 상승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변동성 우려가 크게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됐다.

▲ 외국인 2조원 넘게 순매도…개인만 저가매수 나서

수급 역시 외국인 중심의 대규모 매도세가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628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531억원어치를 팔며 매도 행렬에 동참했다. 반면 개인은 2조71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2,981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현·선물 시장 모두에서 위험자산 비중 축소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이탈이 지수 급락을 더욱 심화시킨 요인으로 분석했다.

▲ 미국 반도체 충격에 중국 변수까지…AI 투자심리 흔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미국 반도체주의 약세와 중국 반도체 산업 부상에 대한 우려가 자리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중국이 반도체 제조 핵심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경쟁 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ASML은 5.80% 급락했고 엔비디아는 4.99%, 샌디스크는 11.02%, 마이크론은 2.25% 각각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23% 내렸으며 SK하이닉스 ADR 역시 7.47% 급락했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급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반면 미국의 이란 공습 중단 소식으로 국제유가는 브렌트유가 8.7%, WTI가 7.5% 각각 급락했다.

최근 증시 부담 요인이던 고유가는 완화됐지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를 상쇄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스피 7%대 급락 속 매도 사이드카 발동
코스피 7%대 급락 속 매도 사이드카 발동(Photo : [연합뉴스 제공])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급락…반도체주 직격탄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표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11.02% 하락한 22만6천원, SK하이닉스는 12.89% 급락한 158만2천원까지 밀리며 나란히 이달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SK스퀘어는 14.05%, 삼성전기는 15.09% 급락했고 현대차는 7.94%, LG에너지솔루션은 4.95% 하락하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1% 안팎 상승하며 제한적인 방어력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10.81%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의료·정밀기기와 제조업, 통신업도 8~9%대 급락했다. 제약업종만 소폭 상승하며 유일하게 강세를 유지했다.

▲ 코스닥도 7%대 급락…성장주 전반 매도 확산

코스닥 시장 역시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시각 56.61포인트(7.40%) 하락한 708.25를 기록했다. 장 초반부터 낙폭이 확대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이 462억원, 기관이 68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개인만 1,14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알테오젠과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성장주들도 5~12%대 하락하며 투자심리 악화를 반영했다.

▲ 실적 시즌 앞둔 경계심리…반도체 내러티브 회복이 관건

증권가는 단순한 악재보다 투자심리 자체가 크게 흔들린 점에 주목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DUV 노광장비 개발과 관련해 구체적인 기업이나 성능, 양산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반도체 투자 내러티브가 훼손된 상황에서 해당 뉴스가 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주 예정된 SK하이닉스와 미국 매그니피센트7(M7)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 역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확대시켰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사회

정치/사회

경제

국내 증시

부동산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