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신장분사치료 등 유사 비급여 항목의 실손보험 청구가 급증했다.
도수치료의 가격과 이용 기준을 관리하자 의료기관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비급여 치료를 확대해 수익 감소를 보전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청구 규모 자체는 아직 도수치료보다 작았지만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는 점에서 신장분사치료가 새로운 실손보험 누수 항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 신장분사치료 청구액 206.6% 급증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흥국화재 등 7개 손해보험사의 이달 초 8영업일간 일평균 신장분사치료 청구액은 3억4천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초 8영업일간 일평균 청구액 1억1천300만원보다 206.6% 증가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청구 건수는 2천666건에서 4천618건으로 73.2% 늘었다. 건당 청구액도 4만2천257원에서 7만4천813원으로 77.0% 증가했다.
청구 건수와 건당 치료비가 동시에 상승하면서 전체 청구액이 3배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이 촉발
보험업계는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신장분사치료 청구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도수치료는 관리급여 적용 이후 1회 가격이 4만3천850원으로 제한됐다.
병·의원 입장에서는 기존 비급여 진료를 통해 얻던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의료기관이 가격 규제를 받지 않는 신장분사치료를 도수치료와 함께 시행하거나 대체 치료로 권유하면서 감소한 수익을 보전한 것으로 풀이됐다.
도수치료 한 항목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전체 비급여 진료비와 실손보험금 지출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었다.
▲ 청구 건수보다 건당 금액 상승 두드러져
신장분사치료 청구 증가에서는 이용 횟수뿐 아니라 치료 가격 상승도 큰 영향을 미쳤다.
청구 건수 증가율은 73.2%였지만 건당 청구액 증가율도 77.0%에 달했다. 의료기관이 신장분사치료의 시행 횟수나 치료 시간을 늘리거나 다른 비급여 치료와 결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단순히 도수치료 환자가 신장분사치료로 이동한 것을 넘어, 진료비 단가까지 함께 높아졌다는 의미였다.
보험업계가 신장분사치료를 새로운 관리 대상으로 주목한 이유도 청구량과 단가가 동시에 뛰었기 때문이었다.
▲ 의학적 효과는 ‘근거 불충분’
신장분사치료는 통증 부위의 근육을 늘린 상태에서 냉각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물리치료 기법이었다.
해당 치료는 2005년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됐다. 이후 급여화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의료기술 재평가가 진행됐지만 의학적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비급여로 유지됐다.
임상적 유효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치료의 이용이 실손보험을 통해 빠르게 증가할 경우 불필요한 의료 이용과 보험금 누수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자 입장에서는 보험으로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어 치료 필요성과 가격을 꼼꼼히 따질 유인이 줄고, 의료기관에는 비급여 진료를 확대할 유인이 생기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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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비 이미 연간 1천500억원 넘어
신장분사치료 진료비는 관리급여 시행 이전부터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신장분사치료 진료비는 2024년 1천392억원에서 2025년 1천572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이달 들어 실손보험 청구가 급증하면서 연간 진료비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보험업계에서는 신장분사치료가 도수치료와 유사한 방식으로 확산할 경우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와 가입자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제2의 도수치료’ 가능성 경고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장분사치료가 실손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는 제2의 도수치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수치료도 초기에는 근골격계 질환 환자를 위한 비급여 치료로 활용됐지만 실손보험 보장과 결합되면서 이용량과 진료비가 빠르게 증가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치료 필요성과 관계없이 반복 시행하거나 고액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는 사례가 늘면서 대표적인 실손보험 누수 항목으로 지목됐다.
신장분사치료 역시 가격과 횟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보험금 청구가 급증하고 있어 같은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건당국과 금융당국은 관리급여 시행 이후 비급여 진료와 실손보험 청구 변화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의료계의 자율시정 조치가 실제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를 줄이는지도 함께 점검할 방침이었다.
다만 자율규제만으로 청구 증가세를 억제하기 어려울 경우 신장분사치료를 포함한 유사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 강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