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주요 데이터센터 기업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최근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로 반도체 업종 전반이 조정을 받았지만,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들의 장기 계약이 공급 부족과 메모리 호황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이 빠르게 확대되고 파운드리 사업도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 삼성전자 "공급 부족 2028년까지 이어질 것"
30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올해보다 2027년에 더욱 심화되고 이러한 상황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부담과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 둔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중장기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장 속도가 메모리 생산능력 증가를 계속 앞설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과 5년 이상 장기 계약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상위 5개 데이터센터 기업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 고객 5곳과도 계약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 기간은 최소 5년 이상이며 장기적으로 전체 생산능력의 60~70%를 해당 계약에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약에는 선수금 지급과 최소 판매가격 조항도 포함됐다.
이는 막대한 설비투자 이후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험 관리 장치로 풀이됐다.
▲ AI 투자 둔화 우려 불식
최근 글로벌 반도체 주가는 AI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를 둘러싼 우려로 조정을 받았다.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이 급증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장기 공급계약 확대와 공급 부족 전망을 제시하며 이러한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NH투자증권 류영호 연구원은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나온 경영진의 설명은 예상보다 훨씬 긍정적이었으며 오랜만에 가장 안심할 수 있었던 실적 설명이었다고 평가했다.
▲ 반도체 영업이익 250배 이상 급증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8조9천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0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었다.
AI 서버용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번 분기 반도체 이익은 최근 3년간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합친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큰 폭의 회복세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를 추격하기 위해 HBM 공급을 확대해온 전략도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전자 로고(Photo : [연합뉴스 제공])
▲ 메모리 호황이 모바일 사업에는 부담
반면 메모리 가격 급등은 그룹 내 다른 사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은 2분기 7천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eToro의 조시 길버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사업이 한쪽에서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다른 사업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삼성전자가 메모리 가격과 AI 수요에 더욱 크게 의존하는 구조가 됐다고 분석했다.
▲ HBM4 매출 3배 이상 성장 전망
삼성전자는 3분기 HBM4 매출이 전분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와 AMD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가운데 차세대 AI 메모리 공급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는 하반기에는 HBM 시장점유율도 전체 D램 시장점유율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주도했지만 삼성전자도 본격적인 추격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였다.
▲ 파운드리 사업도 회복 기대
삼성전자는 TSMC와 인텔이 경쟁하는 파운드리 사업도 가까운 시일 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장 가동률 상승과 반도체 가격 회복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은 올해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며 두 번째 공장도 착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공장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미국 생산기지 구축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매출 130% 증가, 시장 전망 부합
삼성전자는 4~6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 8조9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회사가 앞서 제시한 잠정 실적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매출은 171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AI 메모리 판매 확대와 가격 상승이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했다.
▲ SK하이닉스와 투자 경쟁 본격화
전날 SK하이닉스는 시장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AI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설비투자를 약 50%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장기 공급계약을 바탕으로 대규모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양사의 투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HBM 시장에서는 고객 확보와 생산능력 확대가 향후 시장점유율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자금조달보다 현금창출 자신감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가 미국 시장에 상장예탁증서(ADR)를 발행한 것과 달리 추가 자금조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신규 자금 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AI 투자 확대에도 자체 현금흐름만으로 충분히 설비투자를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생산능력 상당 부분을 장기 계약으로 확보하며 실적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최소 5년 이상의 공급계약과 선수금, 최소가격 보장 조항은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향후 메모리 가격 변동성에도 대응할 수 있는 장치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