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피해자 보호와 범죄 대응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직후 필리버스터에 돌입했고,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무제한 토론을 종료한 뒤 31일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 검사의 직접수사·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민주당이 추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의 직접수사 권한을 전면 폐지하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일부 중요 범죄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수사는 경찰이 전담하고 검찰은 기소와 공소유지에 집중하게 된다.
특히 검찰이 경찰에 추가 수사를 직접 진행하는 보완수사권도 폐지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검찰 권한을 축소하는 검찰개혁의 핵심 내용으로 평가됐다.
▲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는 가능
다만 개정안은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유지했다.
검사의 요구를 받은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며 결과를 다시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필요할 경우 수사 기간은 최대 1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수행하지는 못하지만 경찰 수사의 미비점을 보완하도록 요구하는 기능은 일정 부분 유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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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 과정 전면 전산 기록 의무화
개정안은 수사의 투명성과 절차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수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자료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수사 진행 상황과 증거자료를 전산으로 관리해 사건 처리의 객관성과 추적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이를 통해 수사기관 간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절차적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피해자 권리도 확대
개정안에는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기로 결정할 경우 고소인과 피해자, 고발인은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의신청 과정에서 필요한 사건 기록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는 권한도 새롭게 부여했다.
기존에는 사건 종결 과정에서 피해자의 정보 접근권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를 보완하려는 조치로 해석됐다.
▲ 공소기각 사유 확대
개정안은 법원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는 사유도 확대했다.
중대한 위법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와 검사가 소추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해 기소한 경우를 새로운 공소기각 사유로 추가했다.
이는 수사기관의 위법한 수사나 부당한 기소를 사법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었다.
반면 검찰 권한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 국민의힘 "피해자 보호 수단 사라진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에 앞서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보완수사권은 검찰의 권력이 아니라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 수사의 미비점을 바로잡을 제도적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필리버스터 돌입…31일 표결 전망
국민의힘은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곧바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필리버스터는 무제한 토론을 통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국회의 합법적인 의사 진행 절차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토론을 종료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31일 법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 검찰개혁 2단계 본격화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후속 검찰개혁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개혁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개정안은 직접수사와 보완수사 기능까지 폐지해 검찰을 사실상 기소기관으로 재편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의 역할이 경찰 중심으로 재편되는 구조적 변화가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