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넘어서는 이른바 '양자우위(Quantum Advantage)'를 달성했으며, 그 결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양자컴퓨팅의 실질적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IBM의 미래 성장 전략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 검증 가능한 양자우위 시대 선언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BM은 연구 결과를 통해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계산을 실행하는 '양자우위'를 입증했으며, 해당 결과를 엄격한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IBM과 연구 협력 기관들이 집필한 논문 3편을 통해 공개되었다.
협력 기관에는 시카고 대학교,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양자 컴퓨팅 소프트웨어 기업인 큐드마, 블루큐빗, 알고리즘익 등이 포함되었다.
IBM 리서치의 제이 감베타(Jay Gambetta) 연구총괄은 "이제는 양자우위 시대에 진입했다"며 "과학자들이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고, 단순한 성능 비교를 넘어 실제 과학 연구와 응용 분야에 활용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익성 입증이 시급한 IBM
이번 발표는 IBM이 양자컴퓨팅 사업의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IBM은 이달 초 고객들의 투자 우선순위가 소프트웨어에서 AI 하드웨어와 메모리 반도체로 이동하면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이에 따라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특히 2분기 소프트웨어와 인프라 사업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 양자컴퓨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양자컴퓨팅이 수년 내 회사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IBM이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확보한 선도적 위치가 엔비디아가 GPU 시장 선점으로 누린 성장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IBM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빅테크뿐 아니라 다수의 양자컴퓨팅 스타트업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핵심은 결과를 증명할 수 있다는 점"
양자우위를 주장한 기업은 IBM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D-Wave가 먼저 양자우위를 주장했으며, 구글 역시 지난해 10월 '검증 가능한 양자우위'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감베타는 IBM의 연구가 다른 사례와 차별화되는 이유는 계산 결과 자체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자컴퓨터가 수행한 계산이 실제로 올바른 결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 신소재 연구 활용 가능성 제시
큐드마와 IBM의 공동 논문에서는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물질의 물리적 특성을 연구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퀀티넘(Quantinuum)의 양자컴퓨터를 포함한 다양한 검증 방식을 통해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베타는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물리 현상을 양자컴퓨터에서 구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IBM[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양자컴퓨터 신뢰성 높아졌다는 평가
기존 컴퓨터는 동일한 계산을 여러 시스템에서 반복 수행해 결과를 검증할 수 있지만, 일부 양자컴퓨터의 계산은 기존 컴퓨터의 검증 능력을 뛰어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IBM이 제시한 연구 결과를 반복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은 양자컴퓨터가 점차 안정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시장에서는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양자컴퓨팅 담당 애널리스트 헤더 웨스트는 이번 발표가 양자 시스템의 신뢰성이 크게 향상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 2029년 오류 허용 양자컴퓨터 목표
IBM은 오는 2029년까지 오류를 자체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오류 허용(Fault-Tolerant)'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해당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성과로 평가된다.
▲ 기업 활용 가능성이 최대 관심사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양자컴퓨터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지 여부다.
최적화 문제 해결은 물론 신소재 개발과 의약품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추가적인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베타는 이번 연구가 이러한 응용 연구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 본격적인 응용 연구가 가능해지고, 더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개발될수록 기업들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양자혁명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
IDC의 웨스트는 이번 성과를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넘어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하며 IBM의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는 양자우위가 챗GPT 출시 이후 AI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던 것처럼 단 한 번의 이벤트로 완성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한 달, 6개월, 혹은 1년 뒤에는 이번 연구보다 더 발전된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기술 발전 과정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 과학적 검증과 논쟁은 계속된다
IBM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과학계의 검증과 토론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감베타는 향후 기존 컴퓨터 알고리즘이 더욱 발전하면서 IBM의 결과와 지속적으로 비교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번 결과가 절대적으로 완벽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중요한 변화는 이제 과학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학술적 논쟁을 진행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수년간은 과거 대학에서 GPU를 활용한 신경망 연구를 두고 AI를 검증했던 것처럼, 양자컴퓨팅 역시 과학적 검증과 발전을 거듭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