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긴급조치권 도입에 착수했다.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당시의 시장 혼란을 교훈 삼아, 급격한 시장 변동 시 정부가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에 이어 투자한도 설정과 모의거래 의무화, 레버리지 배율 조정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하면서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동시에 추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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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조치권 도입으로 시장 대응력 강화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해 긴급 상황에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상품 구조를 변경하려면 수익자총회를 거쳐야 하는 등 절차적 제약이 커 시장 급변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해 시장 상황에 맞춘 탄력적인 조치를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홍콩이 최근 상장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배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사례를 참고해 국내 제도에도 유사한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 배율 조정이 핵심
이번 대책의 핵심은 현재 최대 2배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배율을 필요 시 하향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배율이 높을수록 특정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반도체 관련 종목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배율 조정은 투자자의 수익 구조와 직결되는 만큼 투자자 권리 보호와 시장 안정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 거래제한 등 추가 권한도 검토
정부는 긴급조치권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할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배율 조정뿐 아니라 거래 제한이나 일시적인 거래 정지까지 포함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특정 상품이나 종목만을 대상으로 강력한 규제를 적용할 경우 시장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우선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다른 시장 참가자나 금융상품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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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한도·모의거래 의무화 추진
정부는 투자자 보호 장치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증권사별로 자율 운영하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한도를 일정 수준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계좌 자산의 약 20% 수준을 기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실제 투자 전 모의거래를 의무화해 상품 특성과 위험성을 충분히 경험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는 기존 투자자 교육이 이론 중심이었다면 실제 투자 환경을 체험하도록 하는 실습 개념의 안전장치라는 의미를 갖는다.
▲ 기본예탁금 효과 확인…추가 규제 가능성도
지난달 시행된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는 시행 직후 거래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기본예탁금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된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은 하루 만에 약 3조원으로 감소하며 전일 대비 4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최근 평균 거래 규모와 비교해도 크게 감소한 수치다.
정부는 현재 조치의 효과를 추가로 분석한 뒤 필요하면 예탁금을 더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방안이나 전문투자자에게만 거래를 허용하는 방식에는 선을 그으며,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면서도 시장 기능을 유지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 금융위기 경험 토대로 제도 정비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개편 과정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당시의 시장 대응 사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시 정부가 필요성을 느꼈지만 제도적 한계로 시행하지 못했던 조치들을 재검토해 향후 시장 급변 상황에서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긴급조치권 도입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에 그치지 않고, 향후 금융시장 전반의 위기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제도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