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비용 오픈웨이트(Open-weight) 인공지능(AI)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미국 AI 업계가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거대 AI 기업들이 폐쇄형 모델 중심 전략을 유지하는 가운데 일부 스타트업들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오픈웨이트 AI 개발에 나서며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투자 부족과 수익성 우려는 미국 오픈 AI 생태계가 넘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꼽혔다.
▲ 중국 오픈 AI 급부상…미국 기술 우위 흔들려
실리콘밸리와 미국 정책 당국에서는 중국의 오픈웨이트 AI 모델이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키미(Kimi), 큐원(Qwen), 딥시크(DeepSeek) 등은 미국 최고 수준의 AI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보이면서 저렴한 비용까지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중국산 AI를 대체할 수 있는 자국산 오픈웨이트 AI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부 기업과 이용자들은 검열 가능성과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미국산 대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자사 AI가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부인했다.
▲ 스타트업 아르시 AI, 적은 자본으로 승부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아르시 AI 제한된 자금만으로 대형 AI 모델 개발에 성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아르시는 2025년 말 보유 자금 대부분을 투입해 33일간의 사전 학습을 진행했고, 대형 AI 연구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오픈웨이트 AI 모델 '트리니티 라지'를 개발했다.
이 모델은 누구나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으며 추가 학습을 통해 원하는 용도에 맞게 맞춤형 AI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크 맥퀘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제한된 자본으로도 고성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고 설명했다.
▲ 오픈웨이트 AI, 새로운 경쟁 축으로 부상
오픈웨이트 AI는 AI 모델 내부의 핵심 데이터인 '가중치'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공개된 가중치를 다운로드해 자체 서버에서 AI를 실행하거나 추가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파인튜닝'을 통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일반적인 폐쇄형 AI와 달리 높은 활용성과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 기업과 연구기관들의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훈련 코드와 데이터까지 공개하는 오픈소스 AI보다 공개 범위는 제한적이지만 실제 산업 활용성은 매우 높은 방식으로 평가했다.
▲ 메타가 열었던 시장…중국이 빠르게 추격
미국은 한때 메타의 '라마(Llama)' 시리즈를 중심으로 오픈웨이트 AI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 1년 동안 중국 기업들이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시장 판도가 빠르게 바뀌기 시작했다.
AI 운영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자 많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오픈웨이트 AI를 선택하기 시작했고, 미국 AI 기업들도 이에 대응해 일부 고급 AI 모델의 이용 가격을 인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벤처펀드 M12의 마이클 스튜어트는 앞으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AI 모델이 오픈소스 또는 오픈웨이트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엔비디아, 오픈 AI 생태계 적극 지원
미국에서는 엔비디아가 오픈웨이트 AI 생태계 확대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엔비디아는 올해 7월 오픈 AI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에 참여했으며 정책당국에 성급한 규제를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또 자체 오픈웨이트 AI 모델인 '네모트론' 시리즈를 개발했으며 여러 AI 연구소와 협력체를 구성해 공동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리플렉션 AI, 풀사이드, 싱킹머신스랩 등 주요 오픈웨이트 스타트업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생태계 확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 투자시장 냉담…오픈 AI 최대 걸림돌
반면 벤처투자 시장은 여전히 오픈웨이트 AI 기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무료로 공개되는 AI 모델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픈웨이트 AI가 확산될 경우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기존 폐쇄형 AI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AI 스타트업 투자금은 2,555억 달러에 달했지만 이 가운데 약 3분의 2가 오픈AI와 앤트로픽, xAI 등 3개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 "말보다 행동"…미국 AI 반격 의지
아르시 AI의 마크 맥퀘이드 CEO는 대부분의 대형 벤처캐피털이 투자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도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오픈웨이트 AI를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들은 단순히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AI 모델을 개발하고 공개하면서 미국이 중국을 따라잡고 다시 앞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美 오픈 AI 생태계, 성장 가능성은 여전
아르시 AI는 약 2천만 달러의 예산과 엔비디아 블랙웰 B300 칩 2,048개를 활용해 트리니티 라지를 개발했으며 현재 직원은 약 30명 규모다.
비록 성능 면에서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회사는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더욱 큰 차세대 AI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국 에너지부와 공동으로 과학 연구 특화 AI 개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오픈웨이트 AI 생태계가 아직 중국보다 규모는 작지만 정부와 엔비디아, 스타트업 간 협력이 확대될 경우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