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콘셉트 아닌데, 자극적인 기사 제목에 상처받아.
내 인생의 최고의 터닝포인트는 ‘길거리 캐스팅’
‘가족사’ 관련한 가십성 보도와 엄마에 대한 악플 읽고 가슴 아파.
가족은 쌍방적인 사랑의 관계.
최근 ‘스타화보’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스타화보의 주인공들은 온라인상에서 핫이슈로 떠오르며 검색어 1위를 석권하기도 한다. 유독히 ‘스타화보’ 공개 후 화제를 모으며 연관검색어를 ‘섹시 화보’로 단박에 올려놓은 연기자 겸 가수 김정민(20)이 파격 이미지 변신(?)을 했다는 소문이 무성해 찾아가 보았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김정민은 온라인상의 ‘섹시’ 아이콘은 온데간데없고, ‘명랑, 쾌활, 발랄’한 모습이 그득한 매력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스타화보’의 영향 탓인지 섹시 이미지가 네티즌들 사이에 많이 각인이 된 듯하다.
섹시 이미지로 보일 생각이 전혀 없었다. 보시는 분들이 섹시녀로 오해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앨범도 재킷 사진부터 시작해 춤, 표정 등 모두 발랄한 콘셉트다. 이슈가 된 스타화보 같은 경우엔 비키니를 입고 촬영을 했지만, 섹시함을 어필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작업할 때도 야한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찍었을 뿐인데, ‘섹시 이미지’로만 보도가 된 것 같아 아쉽다. 당시엔 너무 자극적인 제목으로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만큼 화제가 된 것은 그래도 몸매가 출중했기 때문인 듯하다. 몸매관리 비법은 뭔가.
몸매를 예쁘게 하기 위해서 보다는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한다. 스케줄이 많을 땐 규칙적으로는 못하지만, 되도록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 중이다. 운동을 좋아해서 스케줄이 없을 땐 하루 종일 한다. 또 세상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다. 식이요법을 특별히 하진 않지만, 몸에 좋은 것 위주로 먹으려고 한다. 음료 같은 경우도 탄산음료보다는 이온음료 위주로 먹는 편이다.
-이번에 발매한 첫 미니앨범 ‘이노센스’(Innocence)에 대해 궁금하다. 타이틀곡 작사도 직접 참여했다고 들었다.
우선 타이틀 곡 ‘넌 아냐’라는 곡은 복고풍 댄스곡이다. 실제 내가 좋아하는 남성상을 떠올리며 작곡했다. 특히 여성들이 노래방 가서 쉽게 부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작사 같은 경우는 그렇게 심혈을 기울이지는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떠오르는 글들을 써 나갔다. 워낙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만약 연예인을 안 했으면 문예창작과를 가지 않았을까(웃음) 어렸을 때부터 다른 것은 몰라도 백일장에 나가면 상은 꼭 받았던 기억이 난다.
현재 활동 중인 후속곡 ‘베이비(baby)’는 ‘넌 아냐’보다 더 트렌디하고 ‘초 깜찍, 발랄한 곡'이다.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이 노래를 불러주면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곡이다. 귀여운 손동작이나 웨이브가 특징이다.
-연기자인데 갑자기 가수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 때문인가.
난 연기자이면서 또한 만능엔터테이너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가수는 해보고 싶었지만, 선입견 때문인지 배우가 가수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내가 하고자 했던 마음이 커서인지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겨 음반을 발매했다.
-꿈꿨던 가수가 됐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 처음이라는 것이 가장 어려움이 크다. 가수로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혼자 노래방에서 즐기며 노래를 부른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또 많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 연기와는 달리, 혼자서 무대를 설 때 가끔 외로움도 느낀다.
-김정민의 어떤 모습에 팬들이 좋아하는 것 같은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나를 보여드리는 부분에서는 ‘내 의지’이지만, 보시는 분들의 ‘자유 의지’가 훨씬 더 큰 것 같다. 제가 어떤 모습으로 보여드려도 보시는 분들은 발랄, 섹시, 여성미 등 다양하게 보시고 좋아하시는 것 같다.
-인생의 터닝포인트은 소속사 대표 홍준화 씨를 만난 이후부터인가.
그렇다. 어렸을 때 만나서인지 부모님의 역할도 해주시고 스승의 역할도 해주셨다. 일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도 신경을 많이 써 주신다. 저를 더욱 개발하고 발전하게끔 도와주시는 사장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데뷔 드라마 반올림을 촬영하면서도 검정고시를 보라고 추천하신 분도 사장님이시니.
-2006년 성장드라마 ‘반올림’ 촬영 때, 만난 아역 연기자들이 기억에 난다. 연락하고 지내나?
연락이 되는 친구들도 있고 안 되는 친구들도 있다. 아라, 유아인, 이은성 등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친구들이지만, 각자 너무 바빠서 못 만난다. 또 내가 평소에 사람을 자주 만나러 다니는 성격이 못된다. 사무실 식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어울려서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사적으로 만나는 사람들 보다는 일할 때 만나는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는 편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것 같지 않게 성격이 밝다.
밝은 성격이다. 혈액형도 A형인데 실제로 내 성격은 활동적이고 직설적이어서 마치 B형 같이 느껴진다. 난 어려웠던 가정환경이 부끄럽지는 않다. 어렸을 땐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명랑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즐겁게 살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또 내 인생은 마치 반전 드라마 같다. 어려운 상황에 계신 분들도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살면 분명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또 내 사연(가족사)을 듣고 미니홈피에 상담을 신청하는 쪽지가 온 것을 보면서 ‘생각보다 어려운 환경에 계신 분들이 많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더욱 열심히 일해서 그분들께 힘이 돼드리고 싶다.
하지만 가족사가 화제가 되면서 소위 말하는 가십성 보도로만 비칠 때 가슴이 무척 아팠다. 내 입에서 나온 말들이었지만, 말씀드리고 싶었던 본질은 어려운 환경 속에 있는 분들이 나를 보고 희망을 갖고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제일 힘든 부분은 엄마의 상황을 전혀 모르시는 분들이 엄마에 대해 오해를 하시고 악플을 달 때였다. 난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안 좋은 글들로 인해 엄마가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한다.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고, 나이에 비해 철이 많이 든 것 같다.
여자가 되면서 엄마를 많이 이해하게 됐다. 어릴 땐, 난 자식이고 엄마는 날 돌봐줘야 하는 엄마라는 생각에 받으려고만 했다. 사실 엄마가 내 나이 때 나를 낳으셨으니, 젊은 나이에 하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으셨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가 고생하신 것들을 생각하면 정말 엄마께 호강시켜드리고 싶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껴질 때는 언제인가.
요즘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행복감을 느낀다. 사실 처음 데뷔했을 땐, 감사한 마음보다는 남들을 이기고자 했던 악착같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요즘은 무대에서 공연을 마치고 내려올 때 감사하고 기쁘다. 연기할 땐 내가 일부분의 구성원이었다면, 가수는 무대에서 혼자 한 작품을 완성하고 내려와야 하는 거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또 예능 프로를 하면서도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내가 즐거워야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도 많이 생겨났다.
-20대에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일단 꿈꿔왔던 가수는 했고,(웃음) 패션모델을 해보고 싶다. 모델이 되면 세계무대에 서고 싶다. 무엇보다 나의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는 할리우드 진출이다.
-연예인에 대해 정의 한다면.
철인3종경기다. 스킬이 필요한 기술직이다. 또한 예술직이고, 서비스직이다. 이 모든 것을 섭렵할 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훌륭한 배우이고 엔터테이너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끼가 많아서 연극, 뮤지컬에도 관심이 많을 듯.
아직 영화 한 편 안 찍어봤다. 수중에도 영화대본이 몇 개 있긴 하지만, 좋은 기회가 생기면 다양한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
-데뷔한지 7년이 지났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선은 당당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믿고 신뢰할 만한 사람이 필요하다. 연예계 생활을 하는데 사람에 대해서 마음의 문을 닫고 살면 힘든 것 같다. 올인할 수 있는 멘토와 같은 사람을 두는 것과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또한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긴장의 고삐를 놓치지 않고 생활하며 더불어 가족, 친구와 같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김정민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
가족에 대한 생각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내가 줘야 하는 존재로만 생각해 왔지만 지금은 심적으로나 내가 많이 받고 있다. 그래서 가족은 나에게 give and take? 사랑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적이기 때문.
-‘김정민’을 표현할 수 있는 색은 무슨 색인가.
검정색이다. 다양한 색깔을 섞어 놓으면 검정색이 된다고 하더라(웃음)
-동명이인 남자가수 김정민과 혼동되는 사람도 있다.
김정민 선배님이 내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수식어가 ‘가수’였다. 그리고 내가 앨범을 내고 나서는 ‘남자가수’ 김정민이라고 수식어가 붙었다. 어떠한 면에서 죄송하기도 하다. 하지만 한명이 이슈가 되면 서로 상생효과를 거둘 수 있으니깐 좋은 면도 있는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서 ‘이 친구 있어서 일하기 더 수월하네’라고 느끼시도록 부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롤모델을 꼽는다면.
너무 많다.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모습에 따라 변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
재미있게 살고자 한다. 어느 책에서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괴롭게 일하는 것은 ‘진짜’라고 생각하고 즐기면서 재미있게 일하는 것은 ‘가짜’라고 생각한다”는 문구를 봤다. 내 이야기 같았다. 즐겁게 일하면서 살고 싶다. (사진=민보경 기자, 장소협찬=펄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