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대출 기준금리 코픽스 잘못 입력 '자백'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대출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산정 오류는 우리은행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10일 자사 직원이 코픽스 금리 산정에 필요한 자금조달 수치를 실수하여 은행연합회 시스템에 잘못 입력했다고 밝혔다. 코픽스 지수가 잘못 공시된 지 50여일 만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같은 숫자를 입력해야 전산 등록이 가능하도록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 만큼 수치를 잘못 입력한 직원을 징계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는 8월 코픽스가 잘못됐음을 20여일 만에 알고서 신규취급액 기준 3.18%, 잔액기준 3.78%로 지난 8일 재공시했지만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었다. 코픽스가 재공시된 것은 2010년 도입 이래 처음이었다.

당초 공시한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3.21%, 잔액기준 3.79%로, 재공시한 금리보다 각각 0.03%포인트, 0.01%포인트 높다.

코픽스는 은행연합회가 9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기초로 계산해 매월 중순 공시하는데, 은행 한 곳이라도 숫자를 더 높게 입력하면 금리가 달라져 고객이 더 많은 부담을 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에서야 은행연합회에 실수한 사실을 알려 코픽스 산정 과정이 너무 허술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코픽스 산출과 기초자료 검증 등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은행의 자료 제출 절차와 은행연합회 검증 절차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