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맥주회사 ABI의 '그루포 모델로' 인수합병 제동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미국 정부가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I)의 멕시코 맥주회사 그루포 모델로에 대한 인수 시도에 대해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가 46%에 이르러 독과점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의 맥주시장은 800억달러 규모다.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이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가장 큰 맥주회사인 ABI는 지난해 6월 '코로나'로 유명한 그루포 모델로를 201억달러(약 22조)에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그루포 모델로의 의결권 없는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ABI는 현금을 지불하고 나머지 지분을 사들일 계획이었다.

법무부가 제출한 소장에 의하면, 미국 맥주시장에서 ABI는 가격 인상 때 일종의 가격 제시자 역할을 했고, 밀러쿠어스 등 다른 회사들이 이를 추종하는 형태로 영업이 이뤄져 왔지만 멕시코 기업인 그루포 모델로는 이런 미국 회사들의 가격 형성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공격적 영업을 통해 ABI가 낮은 맥주값을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 왔다.

ABI는 법무부의 제소에 대해 현행법과 '시장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