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미국 뉴저지주 하원이 21일(현지시간) 일본 정부에 `위안부 역사' 교육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사실상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뉴저지주 하원은 이날 오후 재적의원 80명 중 75명이 출석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간 위안부 피해자 20만명의 고통과 희생을 기린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하원은 결의에서 "`위안부'(comfort women)라는 용어는 1932∼1945년 일본군에 강제 동원된 `성노예'(sexual slavery)를 일컫는 일본 정부의 표현"이라고 전제하고, "이들 대부분은 한국과 중국인 여성들이지만 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호주, 네덜란드 등지에서도 동원됐다"고 명시, 위안부가 단순히 한국과 일본 간의 과거사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인권유린 범죄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어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시인을 받아내려고 싸우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지하며, 일본 정부는 역사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이러한 과거의 범죄를 미래 세대에 교육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결의안은 전체적으로는 지난 2007년 연방 하원에서 채택된 결의안을 지지하면서 뉴저지주 의회가 별도로 하고 싶을 말을 추가한 형식으로, 하원에서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됨에 따라 지난해 9월 상원에 함께 발의된 결의안도 조만간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뉴저지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타운과 카운티, 주의회 상ㆍ하원 등 4대 입법기관 모두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는 첫번째 주가 된다.
뉴저지주의 팰리세이즈파크(팰팍) 타운 의회에서는 2010년, 버겐 카운티 의회에서는 지난해 8월 결의안이 통과된 바 있다.
미국 주의회 차원에서 위안부 결의가 채택된 것은 1999년 캘리포니아주 하원과 지난 1월 뉴욕주 상원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특히 뉴저지주 하원의 결의는 `국제문제 불개입'의 주의회 규정 때문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지한다",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한다" 등의 표현은 담지 못했던 뉴욕주 상원의 결의보다 수위가 더욱 높아졌다.
뉴저지주 의회는 지난해 5월 팰팍에 있는 위안부 기림비를 철거하려는 일본 정부의 외교전이 노골화한 것을 계기로 위안부 문제가 미국 사회에서 다시 이슈로 부상하자 이 결의를 추진하게 됐다.
앞서 미국 연방 하원은 지난 2007년 7월30일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공식적이고 분명한 시인과 사과, 역사적 책임 등을 요구하는 강력한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연방 하원은 최근에는 결의안 채택 이후 6년이 다 되도록 달라진 게 없다는 점에서 기존의 결의안을 강화한 '제2의 위안부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