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 인상 예고와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집 살 사람은 없고 팔 사람만 많은 상황이 됐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0.2)보다 낮은 79.5를 기록하며 지수 80선이 무너졌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매수급지수는 조사 시점에서의 상대 비교이지만, 단순 수치로만 볼 때 이번주 지수는 2019년 6월 넷째주(78.7)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20주 연속 하락, 거래 절벽 심화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첫 주 조사(91.1) 이후 20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조사에서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이 무너진 이후로는 45주 연속해서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매도 우위' 상황이 지속되는 셈이다.
이처럼 지수 하락이 계속되는 것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로 좀처럼 거래시장이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포함한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매매 월별 거래량 역대 최저, 매물은 1년 새 61% 증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올해 들어 월별 거래량이 역대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642건에 그쳤던 매매건수는 8월에도 거래 신고기한이 일주일 남은 23일 현재까지 602건에 그치고 있다.
이는 1년 전 거래량(464건)의 15%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대통령실 이전에 국제업무지구 개발까지 '겹호재'가 있는 용산구는 지난달 신고 건수가 7건에 불과하고, 광진구는 8건, 관악구 11건에 그치고 있다.
서울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상위에 꼽히는 노원구도 지난달 거래 건수가 38건으로 지난해 8월(307건)의 12.4% 수준이다.
이에 비해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물건수는 22일 현재 6만830건에 달한다.
최근 거래 부진으로 일부 매도자들이 매물을 전월세로 전환하면서 일별 건수는 증감이 반복되고 있지만 1년 전(3만7838건)과 비교하면 61%나 늘어난 수치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요즘은 '급급매'조차도 쉽게 안 팔린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매수자들이 대부분 지금은 집 살 때가 아니라며 관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역별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있는 동북권이 지난주 73.8에서 73.2로 떨어지며 5대 권역중 가장 낮았고, 마포·은평·서대문구 등의 서북권이 74.5에서 74.1로 떨어지며 뒤를 이었다.
용산·종로구 등이 있는 도심권은 지난주 75.5에서 이번주 74.7로, 양천·영등포·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86.2에서 85.5로 내려왔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은 85.9에서 84.9로 하락했다.
경기도(83.9)와 인천(82.2) 역시 지난주보다 지수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3.1)보다 낮은 82.3을 기록해 2019년 6월 셋째주(82.2) 조사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