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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에 분양가 '쑥' 소형아파트 3.3㎡당 2천만원 돌파

올해 들어 분양경기 침체에도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60㎡ 이하의 분양가는 처음으로 3.3㎡당 2천만원을 돌파했다.

최근 분양시장에 미분양 경고등이 커진 가운데 분양가 인상이 분양 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부동산R114가 청약홈에 공개된 아파트 청약 단지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천69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 1천521만원 대비 11.7%, 2017년의 1천161만원 대비 46.3% 오른 것이다.

아파트 분양가는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초 규제지역 해제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곳으로 대폭 축소되면서 고분양가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하던 '고분양가 관리지역'도 연초 대규모 규제지역 해제에 따라 강남 3구와 용산구로 축소됐지만, 이들 4곳은 상한제 대상 지역이기도 해 사실상 HUG의 분양가 관리지역은 한 곳도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올해 수도권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평균 1천934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1천774만원)보다 9% 더 올랐다.

아파트
[연합뉴스 제공]

지방 아파트도 지난해 3.3㎡당 평균 1천371만원에서 올해 1천476만원으로 7.7% 상승했다.

특히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 무주택 가구의 인기가 높은 소형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가팔랐다.

올해 전국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천349만원을 기록하며 2천만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1천938만원 대비 21.2%, 2017년 1천198만원에 비해서는 96.1%나 급등한 것으로, 부동산R114가 분양가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처음이다.

이는 경기도 아파트의 전용 60㎡ 이하 분양가가 지난해 1천817만원에서 올해 2천545만원으로 크게 오른 영향이 크다.

지난달 24일 모집공고를 내고 이달 8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가는 광명시 광명자이더샵포레나 아파트는 전용면적 49.8㎡ B형(공급면적 68.41㎡)의 기준층 분양가가 5억4천440만∼5억9천550만원으로 3.3㎡당 2천630만∼2천880만원에 달한다.

부산의 60㎡ 이하도 지난해 3.3㎡당 1천697만원에서 올해 2천53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 3월 분양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역 푸르지오 더원 59.9㎡ B형(공급면적 85.9㎡)은 분양가가 최저 5억8천200만원부터 최고 8억1천800만원으로 3.3㎡당 분양가가 2천240만∼3천149만원이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부산 인기지역인 해운대구 일대와 올해 분양가 상한제 규제가 풀린 광명시 등에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며 올해 특히 소형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며 "전용 60㎡ 이하의 인기가 높은데, 일반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고분양가 책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5.78대 1로 작년(7.49대 1)보다 낮아졌지만, 전용 60㎡ 이하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7.21대 1에서 올해 8.24대 1로 높아졌다.

이는 올해 전 면적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이에 비해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약 3만4천가구 중 전용 60㎡ 이하의 분양물량은 6천371가구로 전체의 18.8%에 그쳤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5월부터 분양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최근 주춤하던 미분양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며 "분양가가 낮고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은 청약자가 몰리는 반면, 비인기 지역이나 고분양가 단지는 외면받는 등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